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13지방선거가 지역사회나 정치권에 많은 교훈을 남겨두고 끝났다. 선거란 어차피 유권자들이 투표로 당선자와 낙선자를 가리는 것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갈라지게 돼 있다. 이렇게 갈라진 표심이 지역간 계층간의 갈등이나 편가르기 현상으로 다시 나타나거나 당선자와 낙선자의 감정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뿌리를 내릴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지난 6.13지방선거는 치열했던 선거기간 동안 우려했던 불상사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 아닐수 없다.

 특히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노동계의 표심을 등에 엎고 출마한 민노당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와의 치열한 접전으로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부각되었고 동구와 북구는 민노당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돼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표방한 민노당이 기초자치단체장 2곳을 차지했다. 울산지역의 경우 선거 결과를 놓고 볼때 기초 자치단체 5곳중 2곳을 민노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표심이 노동자와 일반시민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일부 지역의 경우 지역간, 계층간의 위화감이나 갈등의 골이 깊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울산시장을 비롯 각 구.군 기초자치단체장의 새로운 얼굴과 시의회의원,기초의회의원들도 모두 새로운 모습으로 선출됐다. 선거과정에서 빚어졌던 감정과 앙금은 이제 모두 씻어내고 지역의 일꾼으로써 모두가 화합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선배와 후배로 얽힌 지역 정서를 추스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훨씬 많은 선거사범이 적발되었다는 사실도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특히 돈으로 표를 매수하려는 금권선거,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유언비어, 흑색선전도 기승을 부렸다. 특히 정보통신 수단의 발달로 소위 사이버의 위력이 높아지면서 얼굴없는 폭력이 난무했던 것도 지난 6.13선거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같은 선거사범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선거 후유증을 하루속히 털어내고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화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