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울산시의원, 특히 한나라당 소속 당선자들이 오는 7월 새로운 임기개시와 함께 선출할 차기 시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홍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1년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선거 이후 내리당선돼 기초의원 2회, 광역의원 2회 등 4선 지방의원이 된 현 심규화 부의장(48·남구4)은 17일 오찬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의장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심부의장은 "지방의원 4선은 김무열 현 의장과 둘 뿐이나 김의장이 이번에 비례대표로 당선돼 지역구 4선은 본인이 유일하므로 의장자격은 충분하다"면서 "2년 뒤 총선출마(남구을 분구 가정)를 목표로 의장선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무열 현 의장(55)은 이날 재임도전 의사를 묻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으나 욕심없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의원들 정서대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밝혀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 투표를 통한 의장 재도전을 시사했다.

 또 기초의원 1회에 이어 광역의원 재선에 성공한 이수만 의원(60·남구1)은 "지난 임기 전반기때 선배인 오해용 의원에게 의장을 양보하면서 부의장을 맡았고, 임기 후반기에도 최종단계에서 김무열 의원에게 양보했다"면서 "이번에는 연배나 남구정서 등을 감안할 때 의장을 맡는게 순리라고 본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이의원과 같은 지방선거 3선이 된 김철욱 현 운영위원장(48·중구1)도 "몇번 당선됐다는 선수를 떠나 지역의 선배들이 있으니 예의를 갖추면서 신중한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개인적으로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의장도전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이처럼 차기 의장을 꾀하는 의원 수가 4명에 달하는 가운데 물밑으로는 지지세 규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으며, 나머지 재선에 성공한 의원들과 차기 당선자들은 선수는 물론 지역안배도 중요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모 의원은 이날 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현재 의장단에 포함된 의원들은 차기에서는 스스로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개인적인 입장과 함께 "이번에는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겠다"고 자신의 상임위원장 출마의지를 강조했다.

 이 가운데 오는 2004년 총선때 울산남구가 갑·을로 분구될 가능성이 높고, 중구출신 김태호 국회의원이 젊은층으로의 세대교체를 수차 강조한 점 등을 들어 "의장을 지낸 뒤 국회의원에 도전하면 모양새가 좋다"거나 "의장도 하고 국회의원후보도 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등 상충된 견해도 분분하다.

 이 때문에 의회안팎에서는 차기 시의회가 개원하자 마자 전체 19석 중 15석을 차지한 한나라당 소속 다선의원들의 "감투싸움" 때문에 심각한 수준의 편가르기와 내홍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의원은 "의장 후보들이 벌써 직·간접적으로 지지를 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다 부의장, 상임위원장 희망자도 넘쳐 자칫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간 편가르기나 내홍이 우려된다"면서 "이로 인해 지구당위원장들이 개입할 소지도 있지만 후유증을 우려해 쉽게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시의회 일각에서는 "재입성하게 된 의원들이 차기 원구성을 놓고 지나치게 감투에 연연하는 것 같다"면서 "의회 위상을 세우고, 깨끗한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수당의 "나눠먹기"식 물밑조율 보다는 전체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다수로부터 신망받는 지도부 선출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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