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생의 열린 네트워크"(에필로그)

새해부터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가 의욕적으로 공동추진하고 있는 "기업사랑운동"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 것인가.
 경상일보는 허만영 울산시 경제정책과장, 김상헌 울산상공회의소 진흥부장, 고영삼 울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김창선 울산경실련 사무국장, 노진석 현대자동차 홍보부장을 초청, 바람직한 기업사랑운동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14일 울산상의에서 가졌다.
 이상환 정경부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기업사랑운동을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시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기업사랑운동의 필요성
△허만영=지난 40여년간 한국공업의 심장부로서 울산이 발전을 하게 된 것은 항만, 배후부지 등 다른지역에 비해 유리한 공업 입지여건을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기업의 성장·발전에 기인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이 넘 많은 탓으로 기업의 성장발전이 지역의 성장발전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타 지역보다 약하며 기업의 소중함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기업의 사소한 잘못에 대해 질타하는 등 "반기업 정서"가 강한 편이었다.
 이같은 반기업 정서가 지속될 경우 지역발전을 저해하며 나아가 울산의 산업기반인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화 될 우려가 있어 시에서는 올해 시정의 우선 추진과제로서 기업사랑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상헌=기업사랑운동은 한마디로 지역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기업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기업가 정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킴은 물론 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울산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가꾸고 지역경제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
 "지역기업이 지역에 해 준 일이 무엇인가"라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좋지않은 시각을 갖고 있다. 물론 일부기업들이 도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의 경우 지역을 위해 크고 작은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번계기로 기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고영삼=기업사랑운동은 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제고함으로써 울산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가꾸어 지역경제가 또 다시 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고 있다. 사실 기업과 기업인들은 국가사회의 존속과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기업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시민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지역사회의 유지존속에 있어서 기업의 비중이 새삼스럽게 인식되고 있다. 기업 또한 사회의 구성요소로서 자기위치를 새롭게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이른바 기업과 사회가 상호불신을 넘어서 상생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올해의 테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김창선=기업사랑운동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다만 현재 진행되는 목표 및 방법에 대하여 몇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우선 목표에 대한 문제다. 과거 기업사랑운동의 모습을 보면,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 등으로 기업의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목표수정이 필요하다. 기업사랑운동은 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있는 모두가 만족하는 방식이 되야 한다.
 이해관계가 있는 노사관계, 대기업과 하청, 소비자인 지역사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기업과 반기업등의 문제로 비화돼 노사분규를 마치 반기업적인 활동으로 몰아감으로 더욱더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본다.
△노진석=기업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운동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기업에 몸을 담고있는 사람으로써 지역사회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동안 기업이 단순한 고용창출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만 지역사회 기여도를 자부해왔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되고 있는 기업사랑운동은 단순한 기업외부에서 기업을 사랑하는 차원이 아니라 기업에서 지역사회에 가까이 다가가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경우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실제로 피부로 느끼며 지역사회에 다가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정기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
-기업사랑운동 바람직한 방향
△허만영=기업하기 좋은 여건조성을 위해서 우선 행정이 변해야 한다. 기업활동을 전해하는 규제완화, 공무원의 형태와 관행개선, 기업이 필요로 하는 행정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기 위해 시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기업마인드 함양 경제교육을 지속 실시할 계획이다. 또 지역기업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청취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업체 현장방문의 날을 운영하고 기업체 임직원의 시정 참여기회를 확대하겠다. 이밖에 지역기업의 농산물사주기 운동 확대, 1사1촌 자매결연의 확대 등 기업의 지역사랑공헌 활동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노진석="지역기업이 지역사회에 해 준 것이 없다"는 지적에 앞서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경향이 그동안 강했다. 행정과 기업, 시민들이 이제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고려하는 성숙된 자세를 가질 때 서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행정과 상공계 중심의 운동이 아닌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할 것으로 본다.
△김상헌=아직까지 기업체들의 경우 관공서의 경직된 공무원의 자세를 꼬집고 있다. 경제관련 부서의 경우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특히 개발부서의 경우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운동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선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추진주체들이 실제로 가능한 부분부터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의도 당초의 세부계획을 토대로 현재 전반적인 추진계획을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오는 4월안에 해외 선진국가를 대상으로 시찰단을 파견, 장단점을 파악해 밴치마킹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고영삼=지역기업사랑운동은 출발부터 상당한 의욕적이다. 반면에 급하게 추진하려다보니 준비에 있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 이왕 시작했으니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효과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시민단체에서 생각하는 점을 수용하는 허심탄회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기업사랑 중요하지만 기업활동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과 노동자, 지역이 화합하는 가장 좋은 수단인 기업의 "메세나" 활동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메세나"를 촉진하기 위한 주체도 없고 정책도 없고 프로그램도 없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지역사회의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김창선=기업사랑운동은 기업의 이해관계에 있는 주체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서 볼때, 행정이나 상공회의소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노·사·중소기업·시민·비정규직·행정·상공계 등의 합의를 통해 출발해야 한다. 즉 현재의 기업의 상황에 대해 검토하고, 과제가 무엇인지를 공동으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자기반성과 자기 계획을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정정도의 성과를 가질 수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업사랑운동 추진협의회의 경우 각 주체별로 자기의 반성과 과제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통합적 의미에서의 진정한 지역사랑·기업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정리=이형중기자 l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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