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발생한 중국공안의 탈북자 강제연행 및 한국외교관 폭행사건을 둘러싼 한.중간 외교갈등이 정면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지난 주 그들 공안원의 우리 대사관 난입과 탈북자 강제 연행, 그리고 우리 외교관과 기자 폭행이라는 명백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옳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우리와 상반된 주장을 편다 할지라도 이번 사건의 경우, 진실은 하나이며 이를 입증할 증거들도 많다. 중국은 그들 공안이 우리 대사관 쪽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대사관에 들어갔다면서 강제 연행 사실을 부인했다. 그렇다면 우리 외교관들의 격렬한 항의를 배우의 연기쯤으로 생각하는지 대답하기 바란다. 중국은 이제 거짓말을 거두고 그들의 공안이 외교 공관 불가침권을 보장하는 빈 협약을 위반 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중국은 또 한국 외교관들이 그들 공안의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이 공관 불가침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의 결정적인 잘못은 외교관을 집단 폭행하고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취재중인 기자들까지 폭행한 일이다. 오늘의 21세기 벽두가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는 야만시대가 아니라면 중국은 백주에, 그것도 중인환시리에 외교관과 기자를 두드려 팬 행동에 수치를 느껴야할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과감한 개혁, 개방을 통해 국제 사회에 진입한 뒤 성실하게 국제규범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아무리 탈북자 문제 해결에 조급함을 느끼더라도 이처럼 긍정적인 이미지 축적을 한순간에 포기하는 것은 결코 그들에게 유익하지 않다. 중국은 이제 힘으로 남을 핍박하는 강대국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을 존중하는 국제사회의 선량한 일원으로서의 위치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한다.

 우리 당국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인접국, 특히 중국처럼 국력도 강하고 지역 정세에도 영향력이 큰 이웃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우리의 주권과 위신이 훼손 당하는 것을 감수해서는 안된다. 현실적으로 우리 힘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인식이 고개를 들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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