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개봉하는 존 폴슨 감독의 스릴러 〈숨바꼭질〉(Hide and Seek)이 결말이 다른 두 가지 버전으로 동시에 극장에 걸린다. 한 영화가 동시에 다른 버전으로 개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흥미로운 것은 제작 국가인 미국에서도 지난달 28일 한 가지 버전으로만 개봉했다는 점이다.
 수입·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는 15일 "총 102분 분량 중 마지막 2분이 상이한 두 가지 버전의 프린트를 각각 60벌씩 총 120벌을 준비했다. 수입 자체를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객은 어떤 극장에 어떤 결말의 버전이 걸릴 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그러나 20세기폭스코리아는 "결말이 다르긴 하지만 누가 죽고 사느냐의 차원이 아니라 어떤 과정에 대한 묘사이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다르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개봉을 앞두고 A와 B 버전으로 모니터링을 했는데 둘 다 반응이 좋았다. 관객에게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주자는 차원에서 두 가지 버전으로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드니로와 다코타 패닝 주연의 〈숨바꼭질〉은 정신과 의사와 자살한 아내,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딸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로 개봉 첫주 전미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수입사는 "미국에서는 한 가지 결말만 선보였으나 감독의 당초 의도가 두 가지 버전이었기 때문에 본사에서 두 가지 버전의 프린트를 준비해 놓았다.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개봉하는 국가이며, 뒤를 이어 다른 국가들도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나비효과〉는 국내에서 개봉 후 결말이 다른 감독 버전으로 특별상영을 했으며, 그외 몇몇 영화가 본 개봉 때보다 다소 긴 분량으로 재개봉한 바 있다. 또 〈무간도〉는 아예 제작사가 중화권과 비중화권에 각기 다른 결말의 버전을 제공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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