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옥동에 사는 이남수씨(39)가 요즘 "뜨고" 있다. 그가 펴낸 영어 학습법에 관한 책 〈엄마, 영어 방송이 들려요!〉(길벗 이지 톡 펴냄)가 이미 2만5천권 넘게 팔렸고 방송출연에, 강의 요청에 전국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의 딸 박솔잎양(옥동중 2년)이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로 자기 표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만큼 일궈낸 스스로 터득한 영어학습법을 "솔빛 엄마"라는 아이디로 인터넷교육사이트 "잠수네"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알려지면서 강연의뢰가 들어오더니 급기야 지난해 5월 책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또 유명인사들이 강의하는 EBS 프로주부특강(2월4~7일 방영예정)에 강사로 나서는 등 방송출연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영어 학습법은 그러나 어이없게도 너무나 평범해서 평범하지 않게 느껴지는 방법이다. 마치 누구나 태어나서 우리말을 배우는 것과 같은 방법이랄까.

 "초등학교 들어가자 곧 영어 학습지도 하고 학원도 보냈어요. 모두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원어민교사를 두거나 연수를 보낼 형편도 안되구요. 그래서 3학년 때는 가만히 내버려두기도 했죠. 그러다가 4학년 때부터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물을 이용하자는 생각에 자막없이 영어로 된 만화영화 비디오를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어릴 때 말 배우듯이 무조건 듣게 한거죠. 그다음에 오디오, CD롬 등 다양한 교재를 활용했죠. 9개월만에 소리를 거의 잡아내더라구요."

 그가 권하는 영어학습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첫째 듣기 중심으로 시작하라. 둘째 모국어 습득과정과 같이 하라. 셋째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라.

 이와 비슷한 학습법을 공개해 베스트셀러가 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의 저자 정찬용씨는 솔빛엄마의 책에 추천글을 써주면서 "이런 학습법을 5년전부터 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본 적이 없는데 이남수씨를 통해 확신을 얻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미술의 전공한 이남수씨는 부모가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되며 아이에게도 절대로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모든 건 아이의 선택에 맡기고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비디오 오디오 등 자료를 찾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솔빛이는 지금 학원을 한곳도 안다니지만 학교 성적은 평균 90점을 넘는다.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솔빛이가 이런 방법으로 독학한 일어도 이미 수준급이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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