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수도권과 함께 전국의 격전지 중 하나로 분류됐던 울산시장선거는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울산의 5개 기초단체장 선거는 한나라당이 3곳, 민주노동당이 2곳에서 승리했다. 19명을 뽑은 광역의원 선거는 한나라당 소속이 80%에 가까운 15명이나 당선됐고, 민주노동당 3명과 무소속 1명이 합류했다.

 이같은 선거결과는 일단 한나라당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2년여전 창당한 민주노동당도 가장 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고배를 들었지만 기초단체장 2곳 등에서 승리해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주권재민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러한 선거결과는 바로 민심이고, 이를 시민모두가 수긍해야 한다. 또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됐다고 우쭐될 필요도 없고, 낙선했다고 험담할 이유도 없다. 새로운 일꾼들과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살기좋은 복지울산을 위해 또다른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어느 정당 소속이 얼마만큼 당선됐고, 어느 후보가 얼마를 득표했다는 것은 이제 일반시민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유권자들은 지역을 이끌고 대표할 지도자를 뽑았고, 당선자들은 지역일꾼으로 선택받은 만큼 앞으로는 모두가 제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특히 당선자들은 선거때 내건 각종 공약과 다짐들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 투명한 행정, 충실한 의정을 실천해야 한다. 선거때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행정을 할 것처럼 큰소리치고는 막상 취임한 뒤에는 건망증 환자같은 행태를 보여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유능하고 부지런한 참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해놓고 시민 위에 군림할려는 오만과 자만의 모습도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리에 연루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진정한 선거는 끝나지 않았고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공약을 지키고 유세때 발언의 책임을 지면서 실천하는 일은 선거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은 무엇보다 선거에 나서면서 다진 초심을 임기 내내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 해야 할 것이다. 취임하게 되는 자리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그 책임과 의무도 비례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되새겨야 한다.

 유권자들도 투표권 행사만으로 선거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본다. 당선자들이 약속을 지키는지, 제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무능하고 게으른 지도자는 없는지, 시민세금이 낭비되지 않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행정과 의정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참여민주주의에 동참하려는 자세도 중요하다.

 흔히들 울산을 시민들의 애향심이 부족한 도시로 평가한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구성원들의 결집력이나 참여도가 비교적 약하다는데 기인한다. 과거의 공해도시라는 이미지, 생활환경이나 교육여건 등이 미흡하다는 인식을 완전하게 떨쳐내지 못한 탓도 있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는 월드컵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뤄내고 있는 현실을 일례로 보더라도 애향심을 높이고 생활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울산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제임무에 충실함은 물론 도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소위 "히딩크식 리더십"을 발휘하고, 유권자들이 월드컵 "길거리 응원"에 동참하듯이 시정이나 구정, 의정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전환점이 된다면 6·13지방선거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