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제작에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된다.
 KBS 2TV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제작진은 빠르면 이달 내 홈페이지에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팀과 시청자가 함께 참여하는 별도의 토론방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제작진은 "토론방을 통해 시트콤에서 묘사되는 여성상 등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눈 뒤 공감되는 내용은 프로그램에 일정 정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시민단체들의 방송 프로그램 모니터 활동은 흔한 일이지만 제작진과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이를 프로그램의 방향 설정에 활용하는 시도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프로그램 제작의 파트너가 된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윤정주씨는 "지난 14일 〈올드미스 다이어리〉 연출자 김석윤 PD와 만나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구성원들이 토론방에 자유롭게 들어가 방송된 여성 관련 에피소드에 대해 제작진, 시청자들과 토론하고 제작진에 대한 건의사항도 토론방을 통해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이어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방송 모니터 결과만을 내보냈지 이에 대한 제작진의 피드백(feedback)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제작진과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시도로 모니터활동을 하는 다른 단체에게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제작진과 여성민우회의 토론방 개설은 지난해 12월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 결과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모니터 결과가 발표되자 제작진은 반발했고 급기야 이달 초 제작진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성민우회의 모니터 결과에 대한 시청자들의 찬반을 묻는 토론방까지 개설하게 된 것.
 연출자 김석윤 PD는 "토론방에서 이뤄지는 모든 내용을 시트콤 제작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토론방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의견들을 제작에 참고할 예정이며 이번 시도가 프로그램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데 좋은 잣대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