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한국 축구가 수비에 드리워진 그림자를걷어낼 수 있을까.

 20일(이하 한국시간)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B조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과 맞선한국의 수비진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우며 월드컵 16강을 향해 나가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날 중앙에 유상철(가시와)을, 좌우에 김태영(전남)과 최진철(전북)을 내세운한국의 수비진은 그동안 히딩크 감독이 집중적으로 조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드와의 간격을 좁히는 한편 1대1 싸움에서도 강한 파이팅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 11분 최진철이 퇴장을 당한 뒤 수비수의 숫자를 적절히 늘려가며 보여준 조직력과 적응력은 칭찬할 만 했다.

 이날 한국은 수비수의 숫자가 하나 줄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했던 송종국(부산)이 중앙수비로 내려간데 이어 후반 27분 교체투입된 이영표(안양)가 오른쪽윙백역할을 맡는 전술변화 속에 포백과 스리백을 적절하게 가동했다.

 한국 수비수들이 결승골을 내 주기 전까지 보여준 위기극복능력은 스리백과 포백의 논란 속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꾸준히 조직력을 길러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수비수들은 이날 두차례 실점과 최진철의 퇴장 장면에서 반대편에서 넘어오는 센터링때 수비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허점을 노출시켰고 센터링시 날아오는 볼에 집중하다 순식간에 투입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수비진은 비록 숫자 하나의 열세가 있었지만 지난달 미국전과마찬가지로 이날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속에 막판 집중력을 상실하기까지했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파워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체력보강에 나섰음에도 이날 한국의 수비는 후반 막판 체력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덩달아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저하돼 후반 42분 차두리(고려대)를 빼고 수비수 김상식(성남)을 투입했지만 결승골을헌납했다.

 지난해 11월 평가전을 계기로 한단계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의 수비진이 이날 패배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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