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무용단(안무자 최은희)이 월드컵 개최에 맞춰 지난 19일 정기공연으로 마련한 〈태화강은 흐른다〉는 시립무용단의 창단 공연작품 〈우로보르소〉에 이어 울산의 정체성을 가진 대형 창작춤을 또하나 만들었다는 의미를 가지는 무대였다.

 〈태화강은 흐른다〉는 젊은 무용단이자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전공한 단원이 고루 섞여 있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울산의 역사적 흐름을 풍요, 충절, 산업 세부분으로 나누어 애절하면서도 역동적인 울산의 역사를 성실한 춤언어로 풀어냈다.

 또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가 돋보였으며 연주단원들이 생음악으로 만들어내는 전통음악이 전통과 역사성은 물론이고 산업수도의 역동성을 표현하기에도 충분했다.

 박제상을 기다리는 김씨부인과 두딸의 애절함을 표현한 춤에서는 진한 감동을 주었고 역동적인 산업도시를 나타낸 힘 있는 마지막 무대도 관객의 공감을 끌어냈다.

 반면 내용을 많이 전달하려는 욕심에서 오는 구상적인 표현 때문에 상징성이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무용수들이 구르는 동작이나 흰천을 덮고 움직이는 동작으로 통해 강의 흐름과 역사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나 봉춤, 선무도 등의 전통춤의 동작을 차용한 굵고 힘있는 춤으로 의병과 쇠부리를 표현한 것 등은 의미전달을 용이하게 하는 반면 너무 설명적이기도 했다.

 월드컵을 맞아 풍요과 충절, 산업수도 등 울산의 다양한 이미지를 춤으로 형상화해 세계에 널리 전하기 위해 기획된 이날 정기공연에는 관객이 700여명 입장, 울산시와 시립무용단이 월드컵개최 도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마련한 무대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특히 지역 무용인들의 저조한 관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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