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데 자네이루 AP=연합뉴스) 브라질이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2002한일월드컵축구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4강에 선착하자 리우 데 자네이루를 비롯한 브라질 전역이 온통 승리를 자축하는 삼바춤의 물결에 휩싸였다.

 새벽 잠을 잊고 리우 시내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 모여 중계를 지켜보던 수천명의 열성 팬들은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20분께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다섯번째 챔피언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연호했으며시내는 순간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팬들은 새벽 3시30분으로 잡힌 경기시간 때문에 대부분 밤을 꼬박 지새며 브라질의 4강 진출을 기원했으며, 아이들을 안고 가족 단위로 거리에 몰려나와 밤을 새우는 모습들도 자주 눈에 띄였다.

 팬들은 브라질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축제를 시작했다.

 축제는 리우를 포함해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열렸으며 마치 리우카니발을 방불케하는 열기를 뿜어냈다.

 리우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인 아이지아 브란다웅 거리에서는 새벽 6시 동이 틀무렵부터 인근 샐구에이로 삼바그룹 소속 단원들이 현란한 의상을 차려 입은 채 갖가지 타악기를 들고 나와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국기색인 녹색과 노란색으로 온몸을 치장한 2살배기 아이와 밤을 꼬박 지샜다는주부 파트리샤는 『축포와 퍼레이드 음악 때문에 귀가 멍멍할 정도』라면서도 감격의눈물을 참지 못했다.

 리우 시내는 앞서 경기 도중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이 전반 23분 브라질 수비수 루시우의 실수로 선제골을 뽑자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으며 일부 팬들은 양손을 붙잡고 브라질 선수들이 동점골을 터뜨려 주기를 애타게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순간의 침묵은 히바우두가 전반 인저리타임에 동점골을 뿜어내자 환호로돌변했으며 호나우디뉴의 역전골이 터지자 승리를 확신한 듯 시내가 노란색 물결로소용돌이쳤다.

 한편 팬들은 승리에 흠뻑 젖어들면서도 후반 12분 이 날의 히어로 호나우디뉴를퇴장시킨 멕시코 주심의 레드카드에 대해서는 맹비난을 퍼부어댔다.

 한 열성팬은 『터키-세네갈 승자와 준결승을 포함해 아직도 2게임이 남았는데 호나우디뉴가 다음 번에 나오지 못한다면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며 『주심의 판정은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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