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또 기적을 이뤄냈다. 홍명보의 슛과 함께 다가온 최후의 순간 한국축구는 또한번의 기적을 이뤄 낸 것이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정녕 우리가 월드컵 축구대회 4강에 오른것이 현실이란 말인가. 한국은 유럽과 남미로 점철된 월드컵 축구사에 당당하게 아시아가 있음을 기록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은 무어라 할 말을 잃게한다.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8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고 4강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우리도 놀라고 세계도 놀란 믿기지 않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우리의 선수들은 이를 해내고 말았다. 한국의 축구를 세계 정상급에 올려 놓은 것이다. 6월의 따가운 햇볕속에서도 거리로 뛰쳐나와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를 외쳤던 우리국민들과 500만명의 붉은악마들이 모두 넋을 잃거나 울음을 터뜨리기에 충분한 감격이었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하나가 되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흥분하고 감동한 적이 있었던가. 무더위에 수십명의 시민들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상황에서도 목이 터져라 승리를 외친 저 붉은 함성의 주인공들은 우리가 일찍이 본적이 없는 뜨거운 한국의 마음이 아니던가.

 자, 보아라. 그 숱한 시련과 좌절을 딛고, 그많은 땀과 눈물을 훔치며 4강 신화를 창조한 우리의 아들들을 보라. 그들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의 자존심을 세계속에 드높였다. 세계축구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남미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아프리카,북미,호주대륙의 나라중 어느 누구도 월드컵 4강의 문턱을 넘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아시아인의 자랑이라 할 만한 쾌거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이룩한 금자탑은 더이상 기적이나 이변으로 표현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과 감독 코칭 스태프 모두가 피와 땀으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형 축구를 만들어 이번 2002 월드컵에 선을 보인 것이다. 그것이 이번 대회 4강신화를 만들었고 한국축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 놓은 원동력이었다. 여기다 우리국민들의 열화같은 성원과 응원이 함께한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내일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고 이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48년만에 세계 축구의 강자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사상 첫 승리에 이은 16강 진출,8강 진출 그리고 4강신화는 당당한 우리의 실력과 숭고한 투혼으로 이룩한 세계축구의 새 역사로 평가 받을 만한 것이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매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고있는 자랑스런 태극전사들과 히딩크감독을 이제 영웅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들에게 어떤 찬사와 명칭을 붙여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FIFA 랭킹 6위의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력은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명성 그대로였다. 발군의 개인기와 스피드, 자로 잰듯한 패스, 모두가 우리를 압도하고 남음이 있었다. 지난 18일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에 체력을 소진했던 우리 선수들은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듯 무거운 몸놀림으로 관중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전반 경기흐름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도 당황하지 않고 게임을 풀어나갔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스페인 선수들의 개인기를 침착함과 놀라운 집중력으로 극복해 냈다. 그리고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의 사투. 그러나 우리 영웅들의 불굴의 투혼은 한치도 흔들림이 없었고 또 꺾이지 않았다.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서도 우리선수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한명, 또 한명, 우리선수들은 모두 골을 성공시켜 4강이라는 위업을 드디어 달성한 것이다.

 이제 우리축구는 세계 최정상을 향해 질주한다. 세계 강호로 인정받는 포르투갈,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까지 물리친 마당에 우리의 앞에는 이제 더이상 거칠것이 없어 보인다. 월드컵 대회 우승이라는 목표가 더이상 요행을 바라는 것이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기량과 정신력, 그리고 투지 그대로라면 우승이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이다. 내일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도 4천700만이 하나가 되어 세계축구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신화를 또 만들어 보자. 정상이 저기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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