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미애리조나주>=연합뉴스)매년 스토브리그마다 「트러블메이커」라는 곱지않은 인상을 심어줬던 양준혁(33.삼성)이 달라졌다.

 지난 달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3년만에 고향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양준혁이 전지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피오리아구장에서 예년과는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다.

 93년 데뷔이후 9년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양준혁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프로야구의 간판타자.

 그러나 양준혁은 「98시즌 뒤 해태로 트레이드되자 삼성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으로 물의를 빚은 뒤 99년과 지난 해 겨울에는 」선수협 파동「의 주역으로 스토브리그에 폭풍을 몰고 왔었다.

 매년 겨울이면 이런 저런 화제가 끊이지 않았던 양준혁이지만 올 겨울에는 말이없어졌다.

 피오리아에서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선수단의 산책과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의 강도높은 훈련, 다시 저녁 7시부터 야간훈련을 꾀부리지 않고 모두 소화하면서묵묵히 야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사실 올 겨울은 양준혁이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뒤 소속팀이었던 LG와 협상조차제대로 갖지 못하고 버려졌을 땐 암담한 심정뿐이었다.

 그 때 그를 불러준 팀이 삼성이었고 김응용 감독이었다.

 데뷔시절 입었던 파란색 유니폼을 다시 착용한 양준혁의 심정이 남다를 수 밖에없는 것이다.

 어느 듯 팀내 최고참 타자로 삼성에 복귀한 양준혁은 올시즌 성적에 따른 옵션계약을 맺었으나 개인적인 욕심을 상당 부분 털어버렸다.

 『개인 기록을 위해 목표를 무리하게 잡기 보다는 팀 성적에 기여할 수 있도록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것이 양준혁의 답변이다.

 국내 최고의 홈런타자인 이승엽, 마해영 등과 프리배팅을 치다보면 어느정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눈빛이 달라진 양준혁은 『힘들때 불러 준 고향팀과 고향 팬들에게 보답하면서 대구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피오리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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