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으로부터의 편파보도 시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CNN방송 중동특파원들이 중동을 떠나고 싶다며 취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CNN 기자들은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분쟁 현장 취재에 나서고 있지만 사사건건 불거지는 편파보도 시비로 인해 더욱 큰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 9월 유혈분쟁 발생 이후 계속 현지에 머물고 있는 CNN의 마이크 한나 예루살렘 지국장은 그런 식으로 보도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시청자들로부터의 끊임없는 협박에 시달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NN측은 한나 지국장의 전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그는 매우 위축된 상태라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2000년 10월 이-팔 분쟁을 취재하다 총상까지 입었던 CNN의 카이로 지국장 벤위더만도 계약이 2003년까지이지만 가능하면 중동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싶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위더만 지국장은 카이로에 주재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출장을 다니느라 최근 2년 사이에 카이로에 머문 시간은 불과 6개월도 되지 않는다.

 CNN의 편파보도 비난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 중인 이슨 조던 뉴스담당 사장도 양측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조던 사장에게 CNN은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 정부와 이스라엘 라디오의 선전기구라며 강력한 불만을 쏟아 부었으며 이스라엘측은 CNN의 편파보도를 막기 위해 아예 방송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조던 사장은 이에 대해 유혈분쟁 발생 이후 지난 21개월간 4천여건의 이스라엘보도 중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CNN이 공정보도에 주력해왔음을 강조했다.

 조던 사장은 CNN보도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며 향상의 여지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일부 실수는 기자들로부터 나온 게 아니라 애틀랜타 본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해 현장의 기자들을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카이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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