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결전의 날이 밝았다. 월드컵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태극전사들은 새로운 역사 창조를 위해 또 한번 힘찬 도전에 나선다. 오늘 서울상암구장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벌이는 준결승전의 한판 승부는 우리 대표팀이 세계축구의 정상 등극을 위해 반드시 뚫고 넘어가야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한국은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독일과 맞서 3대2로 패한 기록이 있다. 당시 전반전에 3골을 내주고 후반에 2점을 만회하며 잘 싸 웠으나 아쉽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의 한국이 아니다. 4강 신화를 창조한 태극전사들의 약진에는 세계가 감탄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반세기 월드컵 도전사에 점철된 좌절과 시련에서 우리 선수들이 4강고지에 우뚝서서 세계적 강자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을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1승에 목말라 애태우던 한국축구가 16강, 8강을 넘어 4강까지 도달했다는 것이 어찌 믿어지겠는가. 그러나 지금 그것은 꿈이 아니요 현실이다. 연달아 날아오는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는 온국민을 열광하고 환호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태극전사들이 대망의 요코하마 결승 무대에 설수 있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고 있다. 지나친 욕심이 아니라 우리선수들이 보여준 거대한 힘을 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온만큼만 하면 이루지 못할 일도 아니다.

 태극전사들의 승리행진에는 4천700만 국민의 뜨거운 응원이 엄청난 힘이 되고있다.특히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전국의 거리응원 인파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 오늘은 7백만 이상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한국축구의 선전에 못지않게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이 거리응원은 전세계에 한국인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그들은 수십만,수백만 인파가 질서를 지키며 정열적으로 응원하는 아름다운 장면에 "원더풀"을 연발하고 있다. 그러나 참가인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각종 불상사가 잇달아 일어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거리응원 문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시민들 스스로의 자제와 노력이 요구된다. 지금은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 결승전으로 갈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성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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