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4일 팔레스타인 새 지도부 선출과 임시국가 창설을 골자로 하는 중동평화안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테러와 타협하지 않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3년안에 독립국가를 수립하자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의 계획은 2개 국가가 평화와 안보 속에 나란히 공존하게 하는 일"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테러와 싸우기 전까지는 이런 평화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현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테러를 반대하지 않고 고무하고 있다"면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테러와 타협하지 않는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퇴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또 "평화는 새롭고 다른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래야만 팔레스타인 국가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올 연말까지 총선을 실시하고 헌법을 제정해야 하며 정치와 행정 개혁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미국은 적극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앞으로 3년 이내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이 앞으로 1년 6개월 안에 임시국가를 수립하고 빠르면 3년 안에 정식국가를 수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임시국가의 개념과 국제적인 기능 등은 새로 선출되는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이스라엘이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규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이 팔레스타인의 자금문제 해결을 위해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이스라엘도 현재 어려운 상황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경제 재건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과 연관시키고 아랍 정부들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높였다. 부시 대통령은 평화의 견지에서 아랍국가들은 언론을 통한 반이스라엘 선동을 끝내고 자살폭탄테러를 비난하고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시리아를 직접 거명하며 시리아 정부는 테러 캠프를 폐쇄하고 테러 단체를 추방함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에서 올바른 편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2000년 9월28일 이전에 점령한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 활동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팔 분쟁 최종 해결방안의 하나로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중동전쟁 이전 경계선으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점령도 끝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지난해 1월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중동평화를 위해 전방위 외교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동평화안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26-2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중동평화안 등을 논의한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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