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4강전, 어제저녁 독일과 우리 대표팀은 한치도 물러설수 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후반 30분 독일의 발락에게 한골을 허용, 끝내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한채 꿈에 부풀었던 결승전 요꼬하마행이 좌절되고 말았다. 연전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우리 대표팀이 4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전차군단 독일에 그만 무릅을 꿇고 말았던 것이다. 안타까웠다.

 월드컵 경기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16강 진입이 최대 목표였다. 아니 월드컵에서 첫승을 이룰수 있을까하고 마음 졸였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조별 예선전에서 2승1무 승점 7점으로 조 1위로 화려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그것도 강호 폴란드,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약체라고 생각했던 미국에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게다가 16강전에서 우승후보라는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하자 세계의 언론은 한국축구가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우리 대표팀은 그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유럽의 강호 스페인을 연장전끝에 승부차기로 물리침으로써 4강전까지 달려온 것이다.

 그동안 4천7백만 우리 국민들은 연전연승의 감동적인 드라마에 열광했고 환희에 들떳으며 무엇이던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행복했다. 어른 아이 할것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감격했고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거리를 붉게 물들였다. 월드컵 4강신화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던 지구촌 사람들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붉은 함성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것을 보면서 감격해 했다. 그렇게 우리 대표팀은 우승후보로 화려하게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월드컵 역사를 다시 쓰야 할 것이라고 했으며 이제 축구가 유럽이나 남미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서슴없이 우승후보 반열에 한국축구를 올려 놓았던 것이다. 그 꿈이 어제 저녁 독일전에서 좌절되었던 것이다. 정말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제 조용히 되돌아 볼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언제 월드컵 우승을 바란적이 있었던가. 그저 16강 진입이 꿈이 아니었던가. 그 꿈을 이루고 8강 그리고 4강까지 우리는 연전연승으로 단숨에 달려오지 않았는가.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우리 선수들 그동안 너무나 잘 싸워주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상상도 할수 없는 오늘의 드라마를 연출했고 국민통합을 이루었다. 이제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가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