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축구 대표팀은 오늘 오후 8시 대구종합경기장에서 터키와 3.4위전을 끝으로 2002 한일 월드컵대회를 마무리한다. 2002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우리는 잃었던 영웅신화를 복원하고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면서 상상할수 없는 열정과 결집력으로 우리의 역동성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었다. 우리는 지난 한달을 매일같이 기대와 흥분으로 들뜨고 가슴 벅찬 환희에 전율했다. 축구세계에서는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세계의 강호들을 꺾고 4강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이제 축제는 끝났다. 오늘저녁 터키와의 3.4위전을 끝으로 우리 대표팀은 2002 한일 월드컵대회를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 터키는 이번 대회에서 최대의 이변을 일으킨 팀들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월드컵에서 3.4위전은 동일한 출전수당을 받으며 승리 보다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순위를 가리는 경기라고 할수있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멋진 경기를 펼쳐 반드시 3위로 월드컵대회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한국은 터키와의 세차례 대결에서 1무2패를 기록, 한번도 이겨 본 적이 없었다. 첫 출전한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0대7로 패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터키와의 3.4위전은 우리에게 과거를 설욕하는 기회로 각별한 의미를 던져주는 그런 경기가 되리라.

 더욱이 터키는 6.25전쟁때 참전 16개국중 여단병력을 파견해 우리를 도와준 혈맹이 아닌가. 아직도 UN묘지에는 그때 우리전선에서 산화한 터키의 젊은 영혼들이 이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보면 터키와의 오늘 마지막 경기는 의미 있는 경기가 아닐수 없다. 52년전에 피로 맺은 인연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에서 3.4위전으로 다시 만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터키나 우리대표팀 모두 지금까지 세계를 놀라게 한 주역들이다. 3윈들 어떻고 4윈들 무슨 상관이랴 이미 우리 모두는 넘칠만큼 많은 것을 얻지 않았는가. 이제 축제는 끝났다. 이를 밑거름으로 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오늘의 이 마지막 경기도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 처럼 멋지게 끝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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