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초연된 창작 칸타타 〈울산, 내사랑〉은 오래도록 남을 울산의 문화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내사랑〉은 울산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담으면서도 찬양일변도의 획일화된 내용이나 음악이 아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1부는 "빛이여~"라며 합창으로 "빛과 불"을 힘차게 시작하여 "대곡리 암각화-신을 부르를 노래" "3000년 전 어미의 자장가"를 메조소프라노와 합창이 서정적으로 엮어내다가 다시 남성합창이 "고래떼의 합창"으로 신나게 나아갔다. 바리톤 독창으로 연주된 "처용에게 당한 도깨비의 노래"는 가사와 곡이 함께 처용설화를 극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풀어내 재미를 안겨주었다. 다시 애절한 소프라노로 "망부석의 노래"를 부르면서 감성적으로 잦아들었다가 "불매야"로 산업수도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2부는 "여기 사람들이 있네"라는 노래로 보편적 서정을 획득하면서 씩씩한 "골리앗의 노래"로 활기를 더했다. "방어진 바다" "울기등대의 노래" "태화강에 서서"로 이어지면서 울산의 자연환경이 갖고 있는 서정성을 애틋하게 엮어내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마지막에는 "봉화를 올려라"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마무리됐다.

 채현경 울산대학교 음악대학장은 "울산을 섬세하게 담은 대본에 걸맞는 합창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가사전달이 매우 정확했고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13편 가운데 4~5곡은 오래도록 변함없이 불려질 노래로 꼽힌 것도 큰 성과로 평가된다. 10편 이상의 노래로 이루어지는 큰 작품에서 연주 후 가슴 속에 남는 곡을 한 곡이라도 가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보면 〈울산, 내사랑〉이 다른 시·도에서의 공연이나 울산시립합창단의 레퍼토리 작품으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로음악인 이상복씨는 "가사와 곡이 하나로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은데 작사와 작곡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노래가 됐다"면서 "특히 〈태화강에 서서〉 〈울기등대의 노래〉 등은 서정성이 짙은 가사에 적합한 곡이었다"고 말했다.

 또 〈여기 사람들이 있네〉는 가사와 곡의 보편성이 있어 전국 어디서나 불려질 수 있는 노래로 꼽히고 〈처용에게 당한 도깨비의 노래〉는 대본이 담고 있는 해학성을 충분히 드러낼만큼 노래를 재미있게 부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처용의 문화상품화에 고심하는 울산시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 만큼 작품성이 돋보이는 곡이었다.

 작곡가 이건용씨는 "관객들에 의해 작품이 완성된다"고 전제하고 "이날 공연은 울산시립예술단에 의해 전체적으로 잘 표현되었으며 이를 관객들이 잘 받아들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나영수 울산시립합창단 지휘자는 "울산시민들이 그동안 보내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쁨이 두배"라며 "두고두고 울산을 노래할 수 있는 "재산"으로 불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울산, 내사랑〉은 지난 2000년초 나영수 지휘자가 울산시립합창단을 맡으면서 기획한 작품으로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이강백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게 작곡과 대본을 의뢰해 탄생한 작품으로 2년6개월만에 무대에 올려졌다. 이날 공연에는 울산시립합창단 외에 포항시립합창단이 협연했으며 울산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았다. 또 소프라노 이은순, 메조 소프라노 이현정, 베이스 김진용씨가 협연했다. 정명숙기자 jms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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