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차모(32)씨는 최근 염증을 동반한 발의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며칠전 과음한 뒤로 발가락이 붓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병원 진단 결과 차씨의 병명은 통풍. 통풍은 과도한 음식섭취와 음주 뒤에 찾아올 수 있는 관절 질환이다. 체내에 증가된 요산이 결정체로 변해 관절 등에 침착할 때 발생한다.

최상한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은 "통풍은 단백질 중 퓨린대사의 장애로 그 분해 산물인 요산 증가가 원인이다"며 "음주, 과식, 수술, 급작스런 다이어트, 관절의 상처가 있을 때 잘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음주와 음식섭취가 원인으로 알려진 통풍은 '부유한 질병'으로 불린다. 그러나 생활 수준이 높아진 요즘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특히 남자들에서 발병 빈도가 높다. 통풍을 가진 사람의 평균 80~90%는 남자이다.

통풍의 증상은 다양하다. 통풍의 발병은 대부분 통풍발작부터 시작한다. 발가락에 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고 팔꿈치, 발목, 무릎 관절에도 자주 발생한다.

대개 통풍 환자는 새벽녘에 심한 관절통으로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 통풍이 온 관절은 붉게 색깔이 변하고 몹시 붓고 아프다. 통풍 발작 뒤 환자들은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아무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상처를 입거나 퓨린성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잘 조절하여 먹지 않으면 요산 결정체가 모여 관절, 관절 주위 조직, 팔꿈치와 귀 등 여러 곳에 결절이 생겨 만성 통풍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통풍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신장 이상이다. 요산 결정은 관절 뿐 아니라 신장과 방광의 연결관, 또는 방광 안에 돌을 형성해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통풍 환자들은 10명에 3명꼴로 혈압이 높거나 단백뇨가 발견된다. 이밖에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같은 주요 성인병들이 잘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통풍환자는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퓨린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쇠고기, 멸치, 육수, 등푸른 생선(고등어, 청어, 정어리 등), 내장류(간, 염통, 지라, 신장 등), 베이컨 등이 있다.

닭고기, 오리고기, 조개류, 생선류(등푸른 생선 제외), 버섯, 시금치 등은 퓨린 성분이 많지는 않지만 적은 양도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맥주 한병이나 와인 한잔 정도로 제한해야 하며, 요로 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하루에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최 원장은 "심한 경우 요산배설 촉진제, 콜키신 등 약물치료를 한다. 그러나 무증상의 고요산혈증만 있는 경우 식이요법과 금주, 비만 관리 등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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