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세계 4강의 위업을 달성한 2002한·일 월드컵대회도 이제 막을 내렸다.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은 스포츠의 위력이 유감없이 보여졌으며 우리는 그것을 몸으로 실감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건강이나 여가 선용의 목적으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휴가 또는 방학이 있어 가족 단위로 스포츠를 즐기는 기회도 자연히 늘어난다. 그에 따른 운동중이나 운동 후에 부상의 기회도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경험했듯이 축구선수나 응원을 벌이던 붉은 악마도 예기치 못하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때는 응급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24시간 내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우선 손상부위에 출혈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적절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안정(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 등이 있다. 한글로 앞 글자의 ㅇ를 따서 "4 ㅇ 요법"이라고 하기도 하고 영어로 앞 글자를 따서 "RICE 요법"이라고도 한다. 일반인도 알아두면 유익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로 안정이 필요하다. 다친 후에도 이를 참고 계속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출혈이나 부종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내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안정하기 위해서 팔걸이나 목발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부목이나 테이프로 감아서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환자 중에 유망한 고등학교 축구선수가 있었다. 중요한 시합 중에 부상을 입었지만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해 무리하게 운동을 계속하는 바람에 인대 파열로 선수 생명이 단축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그리고 잘못된 상식으로, 다친 후에 통증이 있으면 도리어 더 심하게 운동하면 풀린다고 생각해서, 안정을 취하지 않고 심하게 운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나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로 얼음찜질이다. 얼음찜질을 하게 되면 국소 혈관이 수축되어 출혈과 부종이 감소되고 동통이 줄어든다. 약 30분 간격으로 시행하여 피부 동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얼음을 구하기 힘들 때는 찬 물을 사용해도 된다. 간혹 운동 중에 부상하여 다리가 붓는 경우 부기를 빠지게 하기 위해 더운찜질을 했던 환자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손상 부위에서 혈관이 확장되어 더욱 출혈이 심해져 다음날 병원에 왔을 때는 심한 부종과 염증까지 동반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피해야 한다.

 셋째로 압박이 필요하다. 손상 부위에 압박은 출혈을 감소시키고 부종을 줄여 준다. 압박은 냉찜질할 때나 냉찜질 후에 하는데 주로 탄력붕대를 사용하여 감아준다. 견고하게 감되 혈액순환이 안 될 정도로 너무 압박해서는 안된다. 손상 부위만 감게 되면 말단 부위가 도리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감을 때는 말단 부위에서 감아 주고 팔은 손부터, 다리는 발부터 감아서 손상 부위보다 조금 위까지 감아줘야 한다.

 넷째로 손상 부위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손상 부위를 올리는 이유는 손상 부위로 가는 동맥혈을 감소시키고 정맥혈을 원활하게 빠지게 하여 출혈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상지는 팔걸이를 사용하고 하지는 의자나 베개로 올려준다. 가급적이면 심장높이보다 높게 올리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서 앉아서 다리를 의자나 베개에 올리고 있는 경우보다는 누워서 심장 높이보다 높게 다리를 올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으로 출혈을 줄여주고 부종이 빨리 빠지게 된다.

 스포츠 손상후 적절히 응급처치를 하지 못해 막상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손상의 정도가 더욱 심해져, 치료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치료 후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특히 응급처치의 "4 ㅇ 요법" 또는 "RICE 요법"을 꼭 기억해 즐거운 여름 휴가철에 뜻하지 않는 부상에도 적절히 대처하여, 건강하고 현명하게 여름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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