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울산(대표 오만석)의 〈장생포〉는 산업화 과정에서 직면하는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서낭당 철거문제로 갈등을 빚는 한 마을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인간 삶의 근본적 가치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장생포〉는 박용하씨가 쓴 창작극. 지난 99년 무대 창작활성화지원 작품으로 무대에 올렸던 작품으로 수정보완 작업을 거쳤다.

 70년대 울산의 장생포를 배경으로 구수한 울산사투리가 그대로 무대에서 펼쳐진다. 장생포에는 무당이 아기를 낳으면 마을이 불행해진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십칠년전 이름모를 무당이 서낭당을 찾아와 아기를 낳을때 해일이 닥쳐 숱한 사람들이 죽음을 당했다. 이런 이유로 서낭당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과 지키려는 측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 된다.

 전통과 개발의 상징으로 우리 것을 지켜나가려는 최영감과 산업화의 추종세력 중심으로 이장댁을 설정했다. 서낭당 철검문제로 이들의 갈등이 증폭된다. 고래잡이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어부들도 공사판을 전전하면서 어쩔 수 없이 서낭당 철거에 동의한다.

 공사현장에서 기름으로 미역밭이 황폐화되고 마을 사람들은 기름을 건지러 바다로 간다. 횃불로 작업을 하다 기름으로 불이 옮겨붙어 불바다가 된다.

 오만석(최영감), 진정원(이장댁), 김영삼(박포수), 길영경(꽃분이), 정소영(범서댁), 신미란(하동댁), 김현경(마포댁), 신동순(장낙이), 김보형씨(종갑이) 등이 출연한다.

 오만석 대표는 "귀에 익숙한 울산 사투리가 무대에 그대로 표현되기 때문에 70년대를 살아온 울산사람들이 한번쯤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친근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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