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위기를 맞고 있다.

KBS는 지난해 638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도 지상파 광고시장 위축 등으로 7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앞으로도 지상파 광고시장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KBS는 경영 위기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연주 KBS사장은 지난달 1일 금년도 예산과 직원임금 삭감, 수신료 인상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과 재원구조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후 KBS경영진은 사원들에게 경영혁신을 위한 대토론회를 제안했고 지난달 말부터 센터·본부별 토론회, 팀장급 토론회를 거쳐 5일 오후 임원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영난 타개책과 관련, 인력 재배치, 직종 이기주의 해소 방안, 제작비 절감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경영혁신 방안을 놓고 센터나 본부별로 이견도 있다. 토론회 과정에서 직종ㆍ부서간 반감이 가중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여기에 KBS노조가 사측의 경영 혁신안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노조는 사측의 경영 혁신안에 처음부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경영진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노조도 임금삭감, 제작비 삭감 등 회사의 자구 노력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시작된 노사갈등은 5일 진종철 노조위원장의 무기한 단식투쟁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진 위원장과 정 사장이 노사대립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만났지만 서로 기존의 입장만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노조는 앞으로 집행부와 중앙위원들의 동조삭발, 경영진 신임투표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노조입장에 대해 사내 의견은 엇갈린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등은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D협회는 5일 오후 발간되는 PD협회보에 노조의 결정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발생한 KBS 불법 녹음사건 때처럼 노노갈등으로 번질 확률이 높다.

KBS 관계자는 "경영위기를 극복하는데 노사가 힘을 합해도 될까말까 한 상황인데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한다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겠느냐"면서 "사원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기 전에 노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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