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교전의 성격조차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북한측의 의도된 도발이라는 군의 주장에 대해 우발적 충돌이라는 일부 정치권의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의 선제공격으로 우리경비정이 침몰했고 우리 장병 20여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한것은 변경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일시적 교전이라 할지라도 공격을 받아 우리측 사상자가 생겼다면 일단 작전에서 실패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군사작전에서 실패한 군 지휘부의 책임론은 당연한 것이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정전상태의 해상교전에서 우리 함정이 침몰하고 다수의 사상자가 난데 대한 책임을 피할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책에 앞서 교전상황의 발생에서부터 우리의 대응까지 정확한 경위와 진상의 파악은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군 지휘관들이 햇볕정책을 지나치게 의식,안보태세가 해이 해진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작전상의 실패로 교전에서 아군이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판단이다. 확전의 위험을 피해 북의 공격에 상응할 만큼의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해군 고위관계자들의 해명도 있다. 예규의 변경으로 이제부터는 시위기동 이후 곧바로 경고사격을 할수 있게돼 기습공격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다. 또 당시 어민들이 조업구역을 벗어나 북방 한계선 가까이 접근하는 바람에 북측을 자극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다. 그러나 우리 어선이 안전조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설정한 조업구역을 넘었다는 것이지 북방한계선을 넘은것은 아니며 이구역을 벗어났다고 해서 북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우리함정을 무력공격한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교전지점이 북방 한계선 남쪽이라는 점에서 더욱 명백해진다.

 튼튼한 안보의 바탕위에서 만이 햇볕정책도 효력과 힘을 더할 것임은 두말 할나위가 없을 것이다. 교전을 전후해 우리측의 잘못이나 실수가 없었는지, 또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없었는지 차근차근 따져보고 문제가 있었다면 방비책을 세워야 한다. 군이 자체조사에 나섰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 볼 일이다. 그리고 조사결과 지휘나 작전상의 잘못이 드러난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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