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크고 작은 일, 일상에 갇혀 있기 때문에 동경하게 되는 또다른 세상 등 여성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이 섬세한 그림으로 표현될 때 공감을 일으키기가 쉽다. 크고 힘 있는 작품이 주는 감동과는 또다른 잔잔한 감성은 오래도록 가슴 한켠을 울릴 수도 있다.

 오는 7일까지 현대백화점 울산점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울산여류작가회(회장 권강숙)의 작품전은 올해로 17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함께해온 회원 개개인이 나름대로의 작업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늘상 해오던 평범한 그림이 아닌 새로운 작업시도를 통해 또다른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한두작품 속에도 생각을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권강숙 회장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등 생활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여류작가회는 17년동안 변함없이 정기적으로 작품전을 가지면서 서로를 이끌어가고 격려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작가에서 있어 그룹전은 큰 의미없는 하나의 형식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하기가 쉽다. 그러나 회원 모두가 여성이라는 어려운 여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1년 한번 갖는 회원전은 스스로를 부추기면서 작업을 이어가는 힘이 되는 것이다.

 87년 창립 모임을 이끌었던 이춘희 회장이 부산을 옮겨가고 오랫동안 김선이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가 지난해 권강숙씨로 넘겨졌다. 회원은 동양화에 권강숙, 김말자, 권주미, 서양화에 김선이, 배경희, 이명숙, 정미숙, 장은경, 차행숙, 이옥숙, 이남수, 조미옥, 우형순, 조소에 박잠희, 김병애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자격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3년 이상 전시회 출품 경력을 가진 여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준회원 3년을 거쳐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어느덧 초창기 회원들은 중견작가에 드는 50대에 이르러 중후한 작품세계를 갖게 됐고 근래 가입한 30대 회원들은 새로운 작업으로 모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정기회원전 외에 3~5년 간격으로 소품전을 열어 불우이웃돕기도 했고 10주년에는 서울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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