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인 영화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와 '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 제작 필름있수다)이 절정으로 치달은 올 여름 더위사냥에 나란히 나섰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우주전쟁' 등 할리우드의 공세로 초토화된 극장가에서 이들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줄 지 기대된다.

일단 두 영화는 물량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각각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자신있게 내세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히 35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할 전망이다.

여기에 둘 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개성, 탄탄한 작품성으로 관객들을 자신있게 맞이한다. 몸집만 크거나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겨줄 수 있는 작품성을 자랑하는 것. 물론 그에 앞서 관객을 즐겁게 하는 오락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선 28일 개봉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장금이' 이영애의 파격 변신이라는 점만으로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그것이 단순한 호기심 뿐일지라도 영화 입장에서는 호객 행위를 하는데 있어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다.

여기에 칸 영화제의 스타 박찬욱 감독에 대한 '생각있는 관객'들의 기대 역시 한 몫을 톡톡히 하고있다. 이영애라는 스타의 선정적인 변신과 박찬욱 감독에 대한 신뢰가 합쳐져 영화에 대한 인지도와 기대감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8월4일 개봉하는 '웰컴 투 동막골' 역시 만만치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에 비해 '선천적인' 조건이나 매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외모'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영화는 폭소와 휴머니즘이 살갑게 조화된 '물건'임을 과시했다. '친절한 금자씨'가 미녀의 철두철미한 복수라는 아이템을 솜씨있게 요리했다면, '웰컴 투 동막골'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을 모르던 두메산골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전개했다.

두 영화의 상반된 개성과 '색깔'은 실제로 화면의 색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친절해 보일까봐" 눈두덩이를 시종 빨갛게 칠하고 나오는 금자씨처럼 '친절한 금자씨'는 전체적으로 검붉은 빛깔을 띠고 있다. 복수와 증오, 악을 상징하는 검붉은 색이 주류를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색을 사용했다.

반면 '웰컴 투 동막골'은 대단히 따뜻하고 푸근한 색감을 사용했다. 실제 그 시절 옷감의 색깔처럼 천연염료의 색깔이 화면 전체를 수놓으며 아름답게 느껴진다. 자연 속에 파묻힌 마을이라는 배경부터가 초록의 매력을 발산하는데, 마을 사람들의 의상과 그들의 가옥, 물품 등은 파스텔톤과 수채화톤의 중간을 걸으며 기분좋게 만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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