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울산시농아인협회 내 울산시수화통역센터(이하 수화통역센터)에서 농아들의 통역을 담당해 주고 있는 통역사 4명이 그들이다.

교통사고가 나도 말을 못해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뀔 상황이나 정상인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는 농아인 부인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이들은 항상 대기중이다.

말로 하면 풀릴 작은 오해가 말을 못해 이웃 혹은 가족간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옥 수화통역센터 실장은 "예전에는 경찰서에서나 구청 등 관공서에서 농아인 민원인이 오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통역을 해 줄 사람이 없어 농아인들이 말못할 억울함을 겪은 적이 많았다"며 "최근 울산지역 경찰서의 경우 서별로 수화통역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경찰 업무쪽으로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아직까지도 수화통역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사회 곳곳에서 농아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데 자신의 주변에 있는 농아인들과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경우 수화통역센터로 연락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화통역센터는 사회 전 분야에서 의사소통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의 통역서비스 뿐만 아니라 농아인들의 교육·직업·의료·일반상담과 사후지도도 담당하고 있다.

또 수화보급을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화교육을 실시하며 수화전문통역인도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아인 부부의 자녀들을 위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자녀들을 지도하며 학습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화통역센터에 등록된 울산지역 농아 장애인은 3천800여명. 이중 수화통역센터가 담당하는 18세 이상 농아인은 1천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수화통역을 담당하는 직원은 4명에 불과한데다 인건비 등 사업비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뛰어다니는 이들은 오직 투철감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일을 하고 있다.

설정운 (사)한국농아인협회 울산시협회장은 "수화가 아니라 수어"라며 "농아인들에게는 손짓과 몸짓이 잠깐 보여지는 행위가 아니라 절실한 하나의 언어"라고 수화로 강조했다.

통역센터를 이용하려면 전화(265·0144, 267·4020)나 팩스(267·1666)를 통해 요청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ulsandeaf.or.kr)와 E-mail(ulsandeaf@hanmail.net)을 이용하면 된다. 배샛별기자 star@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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