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어떤 나라가 있었을까? 이 나라는 언제 성립했고, 어떻게 발전했을까? 문헌자료를 보면, 울산에는 우시산국(于尸山國)이란 나라가 있었다. 우시산국은 신라 탈해왕(脫解王·57~80) 대에 거도(居道)에 의해 멸망했다는 단편적인 기록이 '삼국사기' 열전에 보인다.

우시산국의 형성과 전개는 울산 지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에 대한 연구와 전시는 앞으로 울산박물관이 해야 할 큰 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울산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우시산국의 존재는 좀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1991년과 1992년 부산대박물관은 2차에 걸쳐 울주군 웅촌면 대대리에 있는 하대(下垈) 유적을 발굴 조사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세발 달린 청동솥(銅鼎)을 비롯한 다량의 유물을 수습했다. 출토 유물은 이 일대에 유력한 정치세력이 존재했음을 우리에게 말해 주었다. 조사보고서에서는 유적·유물의 성격이나 수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일대를 우시산국의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웅촌면 일대는 신라시대에 우화촌(于火村)·우풍현(虞風縣)으로 불렸는데, 이는 우시산(于尸山)이란 지명과도 상통하고 있다. '시(尸)'는 바로 'ㄹ'로 사용됐는데, 울산이란 지명의 연원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현재 고고자료와 문헌자료를 통해 볼때 우시산국의 중심지는 대체로 웅촌면 지역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영역에는 온산읍·온양읍·서생면·청량면 등지가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나름대로 성장을 도모하던 우시산국은 어느 시기에 이르러 사로국(신라)에 병합되고 말았다. 그 시기는 '삼국사기'에서 말하는 1세기 대로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고고자료를 통해 상정할 수 있는데, 대략 4세기를 전후한 시기로 추정할 수 있다.

우시산국의 실체를 조명하는 전시실에는 하대 유적에서 출토된 1~4세기 대의 유물과 발굴 당시의 사진·도면 등이 포함된 패널자료와 '삼국사기' 관련 부분을 설명한 자료 따위가 전시될 것이다. 여기에는 각종 토기류, 철기류, 무기류, 장신구 등이 포함된다. 우시산국과 사로국(신라)과의 문화를 비교해 보는 자리도 마련해 둘 것이다. 우리는 우시산국의 문화와 대외 교류, 멸망 시기 등 다양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우시산국의 영역을 지도로 제작하고, 중심지와 주변지역을 표시해 두고, 또한 확인된 유적이나 고분군 따위를 아울러 표시해 둘 계획이다.

한편 울산박물관은 향후 우시산국에 대한 연구가 한층 심화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데도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전시를 통해 우시산국의 실체가 재조명될 경우 우시산국의 역사현장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과 접근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울산시청 문화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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