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루루공주'(극본 권소연·이혜선, 연출 손정현)가 잇따른 무리수와 실책으로 비난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0% 중반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만 안팎으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다.

'루루공주'는 여러 면에서 작년 흥행작 '파리의 연인'과 흡사하다. 재벌가가 배경이고 '파리의 연인'의 김정은이 그대로 출연한다. 여기에 형제 이상으로 친분이 두터운 두 남자가 한 여자를 놓고 사랑에 빠진다는 등의 인물 구도가 '파리의 연인'과 닮은 꼴이다. 에피소드들도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다.

벌써 20%를 웃도는 등 시청률은 높다. 문제는 높은 시청률에 비해 화제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률 수치도 타방송사에 경쟁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루루공주'에서의 김정은, 정준호, 김흥수의 캐릭터는 어디엔가 갇힌 듯 답답하다. '파리의 연인'의 '틀'만 빌려오는데 급급했을 뿐 방송 전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캐릭터를 살리는 데 시간과 노력을 제대로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간접광고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정은이 현재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정수기회사 웅진코웨이를 연상시키는 설정이 곳곳에 눈에 띈다. 웅진코웨이는 드라마의 제작지원을 맡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스토리도 비판받고 있다. 김정은은 국내 최고 그룹 회장의 손녀임에도 불구하고 정준호의 어설픈 억지에 꼼짝하지 못한다. "너 때문에 비즈니스가 망가졌다. 1억원의 손해를 몸으로라도 때워서 갚아라"는 정준호의 '노예계약' 제의를 별 저항없이 승낙한다.

시청자들은 '루루공주'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전형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하향 평준화를 이끌고 있다는 비판까지 보내고 있다. 두 스타의 등장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

이에 대해 SBS 구본근 책임프로듀서(CP)는 "외주제작사의 드라마이지만 편집 등의 과정에 내가 직접 참여해서 노골적인 간접광고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을 빼고 있다"면서 "'코데이'라는 단어는 2회부터 쓰지 못하도록 했고 비데와 정수기 등의 제품도 등장하지 않게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