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보존 문제를 두고 학계에서 다른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국민대학교 박물관에서 "암각화의 조사연구방법과 보존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암각화학회 2002년 춘계학술대회에서 "문화재에 대한 인식과 암각화의 보존"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에 나선 장명수 국민대 교수와 장호수 문화재청 전문위원이 암각화의 관광자원화에 관해 다소 대립되는 의견을 내놓았다.

 장명수 교수는 "암각화의 보존은 원형이나 본질에 손상을 주어서도, 환경에 변화를 주어서도 안되며 관광유원지화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며 "울산시가 대곡리와 천전리 암각화 주변 일대를 관광위락단지화하는 것은 무모한 착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은 암각화에 대해 서둘러서 졸속으로 조치할 이유가 없다"며 "암각화에 대해 충분한 기초학술조사를 거치고 이를 다방면으로 깊이 연구한 뒤에 그 바탕에서 인문과 자연적 문화환경을 복원하고 열화방지의 과학적 처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각화 자연노화현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더 손상되기 전에 원형을 복제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장호수 전문위원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기초학술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자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문화재를 상품화하는 것이 온당치 않다는 발표자의 견해에는 전적으로 같은 뜻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제 우리는 문화재에 대해서도 자원으로서 활용가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상품화에서 원형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지나치게 보존에만 치우치는 것도 문화재를 화석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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