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라 할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울산시의 경우는 , 라는 표현을 더러 쓰고 있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그것을 전폭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유인즉 울산은 아직 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계의 시각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무엇보다 "울산에는 문화를 담는 문화용기(容器 시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 보다 , 가 아직은 울산에 더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강조한다.

 나름대로 수긍이 가는 말이다. 문화의 세기를 살고 있지만 솔직히 울산은 아직 문화도시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 중 하나를 에서 찾을 수 있다. 새삼 강조하지만, 지역의 문화시설은 지역 주민에게 있어서 이다. 지역 주민은 이곳에서 예술가와 만나고,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가로부터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익힌다. 더러는 그 곳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새로운 문화시대로의 진입을 시도한다.

 그런데 울산에는 주민을 위한 어떤 문화용기(시설)들이 있을까.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에 문화예술회관, 현대예술관이 있다. 한마음회관, 복지회관, 문화원, 도서관, 영화관도 있다. 울산대 해송 홀과 현대자동차문화회관, 겨우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소극장과 갤러리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동구와 남구지역에 집중돼 있어 1백만 시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거기에다 울산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것이 전무하다. 구·군민회관도 없고, 시민회관도 없다. 그래서 불편하다.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역 밖으로 원거리 이동 등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

 현대산업사회는 기술혁신과 생활수준 향상, 평균 수명의 연장, 주 5일 근무제의 실현으로 많은 여가(餘暇)가 생겨나고 있다. 여가의 개념도 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으로 바뀌었다. 여가가 무엇인가. 자기 개성을 신장시켜 자기를 완성하는 기회이다. 그래서 현대인의 여가는 문화를 강하게 욕구한다.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 속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같은 현대인의 여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문화용기의 확충은 필요하다. 주민의 문화수준을 높여 주고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키워드가 그 속에 있다. 예술하는 친구의 지적처럼 울산에 문화용기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울산의 문화시설은 지역의 문화지표(指標), 주민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척도이다. 따라서 아직은 부족한 시민회관도 짓고, 구민회관도 지어야 한다. 박물관도 짓고, 미술관도 지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의 문화생활 동선이 최소화되고, 시민의 문화향유권도 상대적으로 격상된다.

 문화시설이 없는 지역을 상상해 보라. 정말이지 끔찍하다. 그것은 의사가 없는 무의촌(無醫村)과 다름없다. 그만큼 주민의 생활이 암담하고 불편하다. 의 꿈이 그만큼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울산에 문화시설의 확충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울산시는 문화공간의 확충을 울산시 문화정책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울산은 소비문화, 쇼핑문화, 산업문화의 도시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을 외치는 박맹우 신임시장도 이 점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박시장은 이미 문화시책의 하나로 "울산문화재단 설립의 추진"을 선언했다. 이 목적이라고 한다. 현재로서는 그 이상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울산의 부족한 문화공간 확충과 연계돼 진행됐으면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