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의 나쁜 남자 역 가운데 제 죄질이 가장 나빠요. 아직까지는 크게 욕을 먹지 않지만 이제부터는 상당히 달라질 겁니다."

본명 김성택에서 가명으로 이름을 바꾼 김성민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정말 좋은 남자였다. '인어 아가씨'의 장서희를 감싸는 따뜻한 남자 역을 필두로 '왕꽃선녀님'에서는 신들린 이다해에게 헌신적인 남자로 등장했다. '앞집 여자'에서는 아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사는 '테리우스'였다.

뭇여성이 선망할 만한 역을 골고루 맡았던 그가 '돌변'했다. 시종 음흉하고 야비한 눈빛을 번득인다. 주변 인물들을 망가뜨리며 밟고 일어선다. SBS 금요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극본 한준영, 연출 홍창욱)에서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더 젊은 캐릭터를 원했는데 또 아이 아빠 역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악역이라는 점은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지금까지 '그녀'를 위한 지고지순한 배역을 맡았다면 이제는 나를 위한 역을 하고 싶었어요."

드라마에서는 그는 다른 사람과의 결혼식으로 향하던 손인하(윤해영)를 강제로 범하지만 재벌가 외동딸 진가희(홍은희)와 결혼한다. 손인하의 어머니와 딸은 김성민 때문에 사고로 죽는다.

"7일 5회 방송까지는 나쁜 일을 하면서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래서 동정을 받았어요. 하지만 손인하의 어머니와 딸이 죽는 14일 방송 이후부터는 상황이 많이 바뀔 것 같아요. 엄청나게 욕을 먹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죽음으로 개과천선을 합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얼굴로 죽음을 맞게 해달라고 제작진에 부탁해 놓았어요."

재미도 있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예전과 다른 캐릭터에 몰입하느라 체중이 5㎏이나 빠졌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