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울산 롯데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린 반구대암각화 보존 국제심포지엄은 암각화가 그려져 있는 암석의 보존을 위해 물리적인 방법에서의 보존연구는 다각적으로 진행됐으나 고고학적 측면이 완전히 배제되어 사료화하는 방법이 강구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심포지엄은 울산시가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회에 연구용역을 의뢰, 그 연구 결과를 중간보고하는 성격의 발표회로 이번 용역에 참가한 연구 책임자 김수진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를 비롯한 연구원 6명과 외국인 전문가 2명이 발표에 참가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반구대 암각화 보존 연구 용역은 암석의 풍화 현상, 지역의 안정성, 암석의 물성, 암석의 생물오염 현상, 침수방지를 위한 수리·수문학적 연구, 토목공학적 방안 등으로 진행됐다.

 연구용역 참가자는 이석훈(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병렬(충북대학교 지구과학과 교수), 도진영(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회 연구원), 민경희(숙명여대 생명과학과 교수)·윤윤경(숙명여대 생명과학과 연구원), 장석환(대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김진홍(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장세정(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회 연구원) 등이다.

 이들 용역 참가자들의 발표에 앞서 김수진 교수가 기조강연으로 "반구대 암각화의 사이트 환경과 보존을 위한 과제"를 발표했고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스웨덴 국립문화재국의 루노 뢰프벤달(Runo Lofvendahl)씨와 독일의 아헨공대 지질학연구소 자연석과 풍화 연구그룹에 속해 있는 베른드 휘츠너(Bernd Fitzner)씨가 "스칸디나비아에서의 암각화 훼손과 보존현황"과 "석조기념물의 훼손 상태 진단-현장조사 및 실험실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김수진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반구대 암각화를 훼손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물(빗물과 습기)과 기온변화인데 반구대 암각화는 다행히 직접적인 빗물을 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나 대기 중의 습기로 인한 풍화는 상당히 진행되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수분과의 접촉을 막는 것으로 사연호 호수물에 잠수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교수는 "여러방향으로 절리가 발달하여 그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어서 지반 안정성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하며 풍화를 막기 위해서 암석의 풍화 양상, 풍화 심도 및 물성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여 적절한 보존처치를 해야 한다"며 연구방향을 6가지로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국암각화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장명수 국민대 교수는 "암각화 자연노화현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더 손상되기 전에 원형을 복제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장호수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기초학술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보는 각 발표자의 발표문 내용을 17일부터 차례로 요약, 소개할 계획이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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