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이 16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한 유대인 정착촌 인근 도로에서 이스라엘 버스에 폭탄 공격과 총격을 가해 유아 1명을 포함해 최소한 7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군대변인은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이 임마누엘 정착촌 인근에 매복해있다가 이스라엘 버스를 겨냥해 도로에 설치해 두었던 폭탄을 터트리고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테러범들이 치밀하게 계획된 매복 공격 후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과 교전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사상자 가운데 테러범이나 이스라엘 군인이 포함돼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헬기를 동원, 달아난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처음에 폭발이 한번 일어난 후 소규모 폭발이 여러 차례에 있었다고 말했으며, 목격자들은 모두 3명인 무장괴한들이 이스라엘군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테러 희생자 중에는 8개월된 유아 등 일가족 3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마누엘 정착촌 입구에서는 작년 12월에도 비슷한 테러가 발생해 11명이 희생된 바 있다.

 이날 테러에 대해 팔레스타인민주해방전선(DFLP)과 하마스, 알-아크사 순교자여단 등 3개 단체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평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뉴욕 4자회담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발생한 이번 테러는 지난달 21일 서안지구의 이타마르 정착촌에서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 5명이 피살된 이후 첫 대이스라엘 공격이라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재개를 주장해온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테러 직후 이스라엘 TV와의 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측이 자해를 하고 있다며 17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고위관리와의 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다수에 의한 정부가 아닌 총에 의한 정부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데이비드 베이커 대변인은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리즘을 주요 작전규범으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아르예 메켈 대변인도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인을 최대한으로 많이 살해하려는 과거의 살인게임으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의 개혁은 한낱 농담에 지나지 않으며 평화중재노력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당국은 뉴욕 4자회담을 의식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를 즉각적으로 비난하고 나서는 이례적 조치를 취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내에서의 자살폭탄테러는 비난을 해왔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서는 거의 비난을 하지 않아왔다. 예루살렘 AP·AFP·d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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