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12호인 경주 감은사지(感恩寺址) 동탑의부재가 최근 떨어져 나간 사고는 문화재 당국의 무관심이 초래한 인재(人災)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경주시와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주시는 지난해 9월 (주)고려구조엔지니어링에 의뢰해 감은사지 3층석탑,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 등 국보 석탑 3기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감은사지탑은 기단부와 각층 옥개석(지붕돌)에서 석재가 얇게 벗겨지는 박리(剝離)현상과 석재껍질이 두껍게 일어나는 박락(剝落)현상이 발생해 일부는 멸실되고 부재(部材)에는 균열현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이같은 진단결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강공사를 하지 않았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이후 적절한 보수를 했더라면 이번처럼 부재가 떨어져 나가는 훼손은 막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감은사지 3층석탑은 현재 심한 풍화현상으로 인장강도가 약해져 위쪽 갑석(甲石)이 모든 방향으로 파손된 상태이다.

 사고 이후 현장을 조사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동탑 서편 1층 옥개석 받침돌이 심한 풍화작용을 겪은 끝에 최근 발생한 태풍으로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진단시 탑의 구조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끼워놓은 철편과 무쇠은장 때문에 풍화가 촉진된다고 조사됐으나 당국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재의 탈락현상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오는 19일께 석탑을 보존처리키로 했을 뿐 탈락한 부재를수거해 분석하지 않았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옥개석 받침돌이 떨어진 것은 드문 현상인데 이를 수거해 정밀조사를 벌여야 했다"며 "바다에 가까이 있어 염분으로 인한 박리현상이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안전진단 결과 감은사지 탑은 현재 부재의 파괴확률이 99%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 감은사지 3층석탑은 높이 13.4m에 화강석으로 만들어졌고 682년 신문왕이 통일에 업적을 거둔 부왕인 문무대왕을 기념하기 위해 완성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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