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는 교민이 해고 노동자들에 의해 25일 째 감금돼 있다.

 수도 자카르타 인근 버카시 공단에서 11년째 완구공장을 운영하는 J씨는 파업을 벌이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에 의해 공장 기숙사에 감금돼 18일 현재 풀려나오지 못하고 있다.

 J씨에 따르면 일부 노동조합 간부들이 최근 3년간 계속된 경영악화로 임금 지급이 늦어지자 지난 3월 현지 노동법을 악용해 자진 해고를 요청한 뒤 규정 퇴직금의 두 배 이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간부들의 선동과 위협으로 전체 종업원 800명 가운데 700여명이 한때 파업에 동참했다가 회사의 설득으로 200여명이 작업에 복귀했으나 파업 노동자들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달 24일 중앙노사분쟁조정위원회(P4P)가 노조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해 퇴직금과 공로금, 보상금 등의 명목으로 30억루피아(4억원)를 지불하라고 명령하자 파업노동자들은 J씨를 공장 기숙사에 감금시킨 뒤 명령 이행을 요구했다.

 J씨는 우리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두 차례 파업현장에 찾아와 "경찰과 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에게 신변 안전을 요청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해 적절히 알아서 사태를 해결하라"는 말만 남기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섭섭해 하고 있다.

 이후 버카시 공단 경찰 간부와 노총 관계자가 공장을 찾아와 신변 안전 보장과 원만한 사태 해결을 지원하는 대가로 거액의 사례금을 요구해 이를 거절했다고 J씨는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난 16일 노동자들의 불법 파업으로 회사가 도산 직전에 몰려있고 신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대사관 홈페이지 사이버 민원실에 올렸으나 응답이 없다고 J씨는 분통해 하고 있다.

 대사관측은 "대사관이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경찰서에 J씨의 신변 안전과 조업재개 보장을 요청하고 노총위원장에게 원활한 해결을 부탁하는 것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J씨는 지난 16일 중앙노사분쟁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지난 10일부터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의 부패관행과 대사관의 무성의에 항의, 공장 기숙사에서 9일 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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