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로 꼽히는 문명의 이기 에어컨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염화불화탄소(CFC)를 배출해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에어컨업계가 대체가스 개발 등 개선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어 이 위대한 발명품의 급속한 보급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냉방·냉장 연구소(ACRI)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가정집과 사무실에 설치된 에어컨만 1억대에 달하고 미국내 독신가정의 85%이 에어컨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출고된 자동차 1천740만대 중 98%가 에어컨을 장착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에어컨 가동을 위해 쓰이는 전력은 중국 전체의 전력소비량보다 많다.

 그야말로 어느 곳이나 없는 곳이 없는 에어컨 시대가 된 것이다.

 전세계인의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준 에어컨 발명자는 미국의 기계기술자 윌리스 캐리어.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02년 캐리어는 실내의 습도, 기온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에어컨을 발명했다.

 이 발명품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인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어려움을 겪던 뉴욕 브루클린 지역의 인쇄업계에 큰 희소식이었다. 이어 1906년에는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의 면직공장에서 사용됐다.

 당시로서는 초호화품이던 에어컨이 가정집에 설치된 것은 1914년. 미니애폴리스의 백만장자 찰스 게이츠가 자신의 저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뢰했지만 안타깝게도 집이 완공되기 전에 숨지고 만다.

 1924년 디트로이트 백화점이 중앙 냉방식 에어컨을 설치한 뒤 고객들의 구매량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LA와 뉴욕 등의 극장까지 삽시간에 퍼져 본격적인 에어컨 시대가 열린다.

 당시 사회비평가들은 그러나 유행처럼 번지던 획일화된 에어컨 문화를 꼬집기도 했다. 헨리밀러는 에어컨 악몽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으며 다른 비평가들도 에어컨을 TV와 함께 최고의 발명품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웃과 함께 하지 못하고 에어컨시설이 된 거실에서 TV만을 바라보며 사는 현대인들의 삶을 측은하게 여기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d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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