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종영한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이 드라마 촬영 도중 문화재인 덕수궁의 외벽을 훼손해 물의를 빚고 있다.

'프라하의 연인' 제작진은 20일 오전 드라마 촬영을 위해 덕수궁 돌담길로 알려진 덕수궁 외벽에 노란 종이 수백 장을 100m 가량 붙였다. 주인공 김주혁이 전도연에게 프로포즈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였다. 노란 종이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사랑한다'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문제는 촬영 후 종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종이를 붙일 때 접착제를 사용한 바람에 이를 떼어 내기 위해 끌 등의 도구를 사용해 벽을 긁은 것. 이 때문에 외벽 일부가 흉하게 손상되고 말았다.

덕수궁측은 "애초에 드라마 제작진이 포스트잇 30장 정도를 붙이겠다고 해서 허락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외벽의 돌 조각이 떨어질 정도의 훼손은 없지만 돌과 돌 사이의 줄눈이 일부 떨어져 나갔고 외벽이 부분적으로 긁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덕수궁측은 "오늘 문화재 전문가가 현장 진단을 해 어느 범위까지 보수할지 결정할 예정"이라며 "일부는 뜯어내고 다시 복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22일 오전 드라마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덕수궁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며 "비용과 상관없이 즉각적인 원상복구를 책임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덕수궁 일원은 사적 제124호로 지정돼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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