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문화상품으로 제작한 창작 뮤지컬 "처용"이 두번째 공연인 오는 10월 공연을 앞두고 수정·보완을 시작한다.

 뮤지컬 처용 집행위원회(위원장 임영웅)는 울산시로부터 뮤지컬 처용 제작을 위탁, 지난 5월 초연에 이어 10월 처용문화제 기간 내에 한차례 더 공연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이 때만 해도 작품의 수정·보완은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초연을 마친 뒤 시민들의 반응을 조사한 울산시는 작품의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 집행위원회에 10월 공연 전에 수정·보완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예산 6천300만원(초연입장료수입 3천700만원 포함)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초연을 본 뒤 대본·음악·무대 전분야에 걸쳐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은 두번째 공연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갖고 있다.

 두번째 공연을 2개월여 남겨둔 뮤지컬 "처용"이 안고 있는 과제를 점검해본다.

 ◇수정·보완을 위한 시간은 충분한가?

 울산시가 뮤지컬 처용의 3일간 초연이 끝난 뒤 의견수렴과 간담회 등에 2개월여를 소비하는 바람에 수정·보완 작업이 첫 공연 때처럼 또다시 시간에 "길 가능성이 높다.

 울산시는 지난 23일에야 "뮤지컬 처용이 지난 5월말 열린 초연에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함에 따라 대본과 음악, 무대세트 등을 수정·보완해 10월 공연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6천300만원의 추가 예산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초연 이후 10월 공연까지는 사실상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아 곧바로 준비에 들어가야 했지만 수정·보완을 결정하는데 2개월을 허비, 실질적인 작업 기간은 2개월 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번 수정·보완 작업이 어느 한 부분이 아닌, 대본 수정, 작곡·편곡, 안무, 연기 연습, 무대미술과 소품 등 전 분야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2개월이라는 기간은 결코 넉넉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초연에서도 작곡 부분 시간 할애가 부족해 공연 이틀전에 편곡을 마친 것을 감안하면 시간적으로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작진은 배우들의 연습시간을 3주 가량으로 예정하고 있지만 추석 연휴와 겹쳐 연습시간이 충분치 않은데다 주연 배우들과 시립예술단 등 조연의 스케줄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용역의 남경주씨는 9월7일까지 "갬블러" 국내공연이 계획돼 있으며 뮤지컬 "명성황후"에 출연한 육손의 이희정씨, 헌강왕의 김성기씨 등도 윤호진씨가 연출하는 "몽유도원도"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 처용어머니역의 강부자씨도 TV 등의 출연으로 바쁘기는 마찬가지.

 임영웅 총연출가는 "예술의 창작에 충분한 시간이란 없지만 수정·보완 시간으로 2개월이면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초연 이후 어느정도 구상을 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수정·보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6천3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한 이유는?

 뮤지컬 처용은 당초 5억원의 예산으로 10월공연까지 하기로 계약돼 있었다. 그러나 울산시가 작품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감안해 수정·보완작업을 추진하면서 6천300만원의 추가예산을 들이게 됐다.

 울산시관계자는 "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작진이 작업을 계속하는 10월 공연 이전에 완성도를 높인 작품을 만들어야한다"고 예산 추가 투입에 대해 설명했다.

 임영웅씨는 "10월 공연이후 장기적으로 수정·보완작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울산시가 이에 앞서 수정을 제시함에 따라 대본과 작곡 수정, 무대세트 재조정 등에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립극단은 10월공연 이전에 창단이 가능하나?

 박맹우 울산시장이 선거전에 시립극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세운데다 지역연극계와 뮤지컬 처용 제작진이 향후 뮤지컬 처용을 이끌어 나갈 주체로서 시립극단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창단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연극계 인사들은 "시립극단이 10월공연 이전에 창단되어야 뮤지컬 처용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며 8~9월의 창단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시립극단 뿐아니라 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도 시장의 공약이기 때문에 시립극단을 우선 창단하는 것을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물론 당장 시립극단이 창단이 결정되더라도 전국 배우들을 대상으로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와 실기전형을 거치는 등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0월 이전 창단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울산시가 시립극단 창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현 시점에서는 10월공연 이전 창단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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