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영화 '파랑주의보'(감독 전윤수, 제작 ㈜아이필름)는 일본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원작이다.

작년 개봉됐던 '세상의 중심에서…'는 '실락원'이 갖고 있던 일본 멜로영화 흥행기록을 7년 만에 갈아치우며 1천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첫사랑이라는 소재에 불치병과 죽음이라는 최루성 양념을 더했다.

두 영화의 얼개는 같지만 '파랑주의보'가 더 신파조다. '파랑주의보'는 '순수'라는 콘셉트를 덧대 '첫사랑'의 순수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현실성이라는 면에서는 다소 비껴가는 느낌도 있다. 수호(차태현 분)가 첫사랑 수은(송혜교)을 10년 넘게 잊지 못하고 방황한다든지, 수호의 할아버지(이순재)와 첫사랑의 상대가 평생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다든지 하는 대목이 그렇다.

이 영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톱스타 송혜교의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끊임없이 영화계의 '러브 콜'을 받아왔던 송혜교가 선택한 멜로 영화이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차태현 역시 그 동안의 부진을 털어버리려는 '회심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영화는 투병 중에도 애틋하고 그리운 이들의 사랑을 작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바이러스 침입을 우려해 수은의 침실에 처진 위생 커튼을 두고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나 수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수은의 아버지가 "예뻐서, 못해줘서 너무도 안타까운 내 딸 수은에게 내가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수은을 기쁘게 해주라"고 부탁하는 대사도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에서 만나는 가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1990년 강변가요제 대상곡인 권성연의 '한여름 밤의 꿈'은 30대 후반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수호의 할아버지 역의 이순재, 어머니 역의 김해숙, 섬 민박집 주인 역의 김지영, 수호 동생 역의 개그맨 김신영의 감초 연기는 둘의 애틋한 사랑 한켠에서 감동과 웃음을 안겨준다. 22일 개봉.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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