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G조) 2차전(6월 19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상대인 '레 블뢰' 프랑스는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G조 최강팀이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들과 축구팬들도 프랑스는 아예 제쳐 두고 한국과 스위스가 G조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8년 우승과 2002년 조별리그 통과 실패 등 최근 두 차례 월드컵에서 극과 극을 경험한 프랑스이기에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 행보는 더욱 관심을 끈다.

◇독일은 명예 회복의 장

프랑스로서는 이번이 11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이다. 지난 1958년 스웨덴, 1986년 멕시고 대회에서 각각 3위를, 1982년 스페인 대회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자국이 개최한 지난 1998년 대회에서는 '아트사커'를 뽐내며 무패로 우승컵을 안았다.

이어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0),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거푸 제패하며 세계 축구의 지존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레 블뢰'의 자존심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당시 프랑스는 세네갈과 대회 개막경기에서 불의의 일격(0-1 패)을 당하는 등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2패)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002년 6월까지 1위를 달리다 이후 '삼바군단' 브라질에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현재 5위).

프랑스로서는 내년 독일 월드컵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기회인 셈이다.

◇험난했던 여정

프랑스는 독일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5승5무(승점20·14득2실), 4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스위스, 이스라엘 등과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들을 승점 2점차로 간신히 따돌리고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유로2004 직후 지휘봉을 잡아 신예들을 중용하며 대표팀의 체질 개선에 나섰던 레이몽 도메네쉬 감독은 한 때 조 4위까지 처지는 등 궁지에 몰리자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33·레알 마드리드)과 수비형 미드필더 클로드 마케렐레(32·첼시), 수비수 릴리앙 튀랑(33·유벤투스) 등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베테랑들을 다시 복귀시켰다.

지역예선에서 무패를 기록했지만 무승부 경기가 5차례나 있었다는 게 프랑스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은 최근 독일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아시아의 본선진출 4개국 관련 기사 중 "프랑스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심지어 교체멤버들까지도. 하지만 높은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많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는 이 점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노장 파비앙 바르테즈(34·올림피크 마르세유)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미카엘 실베스트르(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튀랑 등이 수비를 조율하고 비카시 도라쉬(32·파리 생제르맹)와 지단, 파트리크 비에라(29·유벤투스) 등이 든든히 허리를 받쳐준다.

지단에서 최전방 티에리 앙리(28·아스날), 지브릴 시세(24·리버풀), 다비드 트레제게(28·유벤투스) 등으로 연결되는 공격 라인은 세계 최강 수준이지만 지역예선 10경기에서는 14골에 그쳤다.

◇한국과 인연

한국은 프랑스와 국가대표팀 간 역대전적에서 2전 2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지난 2001년 5월30일 대구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0-5 참패를 당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5월 26일 수원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는 박지성과 설기현이 잇따라 골을 넣으며 태극전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지만 결국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그런데 수원에서 가진 한국전은 프랑스에 악몽처럼 남아 있다.

비록 승리하긴 했지만 힘든 경기를 펼치며 선수들이 많이 지쳤고 지단마저 부상 당해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 젼력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 여파는 결국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