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한국 땅을 밟은 이래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이고있던 「흑곰」 우즈(두산)가 서서히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슬럼프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부진에 빠져있던 우즈는 24일 SK전에서 3점 홈런과 2루타 2개를 때려내며 오랜만에 특유의 폭발적인 장타력을 자랑했다.

 비록 팀이 9회 6점을 내주면서 역전패해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우즈로서는 계속되던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던 한 판이었다.

 올시즌 한 경기에 3안타를 친 것이 전날 경기가 단 두번째였다는 것에서 보듯 98년 이후 매년 이승엽(삼성)과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용병 거포의 대명사로자리잡았던 우즈는 올시즌 예전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전날 5타수 3안타를 몰아치며 홈런 1개, 3타점을 기록했지만 타율은 여전히 0.267에 불과하고 홈런도 공동 1위(29개) 그룹에 10개 이상 뒤진 18개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100타점을 돌파했던 우즈는 타점도 52개로 1위 이승엽(80타점)에 크게 뒤져있다.

 부진이 길어지자 일부에서는 최우수선수상(MVP) 「트리플 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한국시리즈)에 우승까지 맛봐 의욕을 잃은 게 아닌가하는 추측마저 들려올정도였다.

 하지만 「뚝심의 감독」으로 통하는 김인식 감독은 우즈가 일단 분위기만 탄다면충분히 제 몫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전 경기에 출전시키며 변함없는 믿음을 실어줬고 우즈는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5월까지 2할1푼대에 머물던 방망이는 6월에 0.387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돌아섰고 7월 들어서는 6월만큼은 아니지만 대타로 단 한 타석에 나섰던 20일 삼성전을 제외하면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홈런 3개를 날리는 등 날이 더워지면서 한결 힘있는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8개 구단 최강의 마운드로 현재 삼성과 함께 1위 기아에 5.5경기 뒤진 공동 2위에 올라있는 두산은 우즈가 완전히 부활한다면 1위 자리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던 김동주-심재학-우즈로 짜여진 클린업트리오가비로소 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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