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난치병 아동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지원기관 마련과 전문위원회 구성, 예산 규모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사와 울산사회복지포럼이 27일 오후 2시 남구 옥동 가족문화센터 A동 2층 세미나실에서 마련한 '난치병 아동의 사회적 보호 방안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참석 패널들은 주제발표와 지정토론 등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박종옥 경북도교육청 학교보건담당 사무관이 '경북지역 난치병 학생돕기 추진현황과 성과', 이태영 한국선천성대사질환협회 회장이 '희귀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의 고충'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배양규 나눔울산 의료봉사단장, 이혜숙 동강병원 의료사회복지사, 임명숙 시의원, 허달호 울산사회복지포럼 운영위원장 등은 지정토론자로 나서 난치병 환자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종옥 사무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경북도교육청은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과 해마다 2억원씩 지원되는 교육청 예산 등을 통해 지역 난치병 학생들이 완치될 때까지 무제한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기금의 투명한 활용을 위해 선정위원회에서 선정 대상을 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못받아 잠재적으로 난치병을 앓을 수 있는 학생까지 지원 대상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박 사무관은 또 "경북도청과 계약을 체결한 전국 43곳의 병원에서 진료 받을 경우 선택진료비가 면제되며, 기금은 난치병 가정에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경북도청에 요청하면 병원으로 지급된다. 지원비는 한해 6~7억원 정도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태영 회장은 "아직까지 보험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부분과 선택진료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부분 등은 난치병 환자 가족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울산에서 난치병 환자 지원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 획기적인 의료 지원 방안이 마련되도록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 지정토론

△허달호(울산사회복지포럼 운영위원장)=지난 1년간 '나눔울산' 운동의 일환으로 '난치병 학생 돕기' 캠페인을 활발히 펼쳐왔으나 부족한 점도 적지 않았다. 먼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책이 미흡하고 독지가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의존해 총 모금액이 기대에 못미쳤다. 향후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난치병이 전문적이고, 사회복지 차원에서 서비스가 이뤄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금전적인 지원에만 머문 경향이 많았다. 향후 의료와 복지 관련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할 필요성을 느꼈다. 나눔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와 각 학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활동도 강화해야 하며, 난치병 아동에게 실질 도움이 되는 지원 확대책이 필요하다.

△임명숙(울산시의원)=울산시의 난치병 아동 지원 현황에 따르면 해가 거듭할수록 지원 폭이 넓어지고 있다. 올해는 71종의 난치병에 9억8천400만원을 지원했으며, 소아백혈병도 34명에 1억5천300만원이 지원됐다. 그러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향후 난치병 질환자에 대한 지원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난치병 질환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를 알 수있는 실태조사가 우선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예산은 어느정도 필요한지 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법적 지원과 함께 실제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시에서도 필요하다면 조례 제정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배양규(나눔울산의료봉사단장)=현장 의료인의 입장에서 희귀 난치병은 진단과 치료가 복잡하고,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인내가 필요하다. 더욱이 진단 이후의 절망감, 확실치 않은 치료 방법 등에서 대한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안했을 때 사회가 난치병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시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시급히 도출돼야 할 것이다. 선천성, 유전성이란 점에서 조기진단과 데이트베이스화도 필요하다. 또 대부분 난치병은 고가의 치료비가 필요하지만 지원 기관과 수급자간 지원 규모는 차이가 너무 크다. 이를 중간에서 조율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환자들 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선결돼야 한다.

△이혜숙(동강병원 의료사회복지사)=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의료사회복지사가 병원에서 환자와 지원기관 사이에 직접 개입, 의료보험 적용이나 간병인 배치, 병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보건과 복지를 통합한 개념의 사회적 보호망이 구축돼야 한다. 보호자의 간병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지원대상을 확대하며, 의료비 지원 형평성과 전문적인 의료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센터의 구축과 활성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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