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웨스트3번가에 자리한 저명한 재즈클럽 블루노트. 재즈 계의 '카네기홀'로 불리는 블루노트는 입성 자체만으로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꿈의 무대다.

마일즈 데이비스, 토니 베넷, 레이 찰스, 나탈리 콜, 허비 행콕 등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봤을 세계적 뮤지션들이 섰던 이곳에 드디어 한국인의 연주가 울린다. 외국 밴드의 세션 자격으로 한국인이 연주한 적은 있어도 한국인이 주축이 된 밴드가 블루노트에서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자랑스런 주인공 '프렐류드'(사진)는 고희안(30·피아노), 최원석(31·알토 색소폰), 최진배(31·베이스), 찰스 리(25·소프라노·테너 색소폰), 리처드 노(27·테너 색소폰), 에이브러햄 라그리마스 주니어(23·드럼) 등 6명으로 구성된 재즈 섹스텟(Sextetㆍ6중주)이다. 모두 미국 버클리음대 출신이다. 미국인 라그리마스 주니어를 제외한 5명 모두 한국인 또는 재미교포다.

가장 먼저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리더 고희안은 2003년 팀을 결성하자마자 자신들의 연주가 담긴 데모 CD를 들고 블루노트를 찾았으나 음반 한장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으나 2005년 12월 1집 '크로와상(Croissant)'을 발표와 함께 드디어 오는 4월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됐다.

"제대로 못하면 블루노트에서의 한국밴드 연주는 우리로 끝일지도 몰라요. 공연을 앞둔 멤버들의 기대감도 크지만 블루노트가 우리 밴드에 걸고 있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을 테니까요."(최진배)

블루노트에서 연주하게 된 소감을 묻자 멤버들은 기쁨과 부담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나 한국인 최초라는 점에 대한 자부심도 분명한 어조로 표했다.

이들의 1집 앨범 수록곡은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의 귀에도 멜로디가 쏙쏙 들어올 만큼 쉽다.

"한국적 재즈를 한다고 스스로 말하곤 하는데요. 뒤집어 말하면 재즈의 원류인 흑인 재즈는 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백인 래퍼 에미넘이 백인 정서와 아이디어로 흑인과는 다른 랩을 하듯이 한국인 피가 흐르는 우리는 한국적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최원석)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기본적 재즈트리오에 색소폰 3대를 더한 흔치 않은 섹스텟 구성에서 나오는 풍부함과 다양함도 이들 연주의 장점이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