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수백만명의 어린이들이 열악한 조건 아래서 가사일을 돌보는 하인으로 혹사당하고 있다고 28일 공개된 한 연구보고서가 밝혔다.

 아시아지역에서의 가사노동 어린이 실태를 주제로 필리핀에서 열린 포럼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현대판 가사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아시아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명의 어린아이들이 가사노동자로 혹사당하고 있으며 특히 이 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여자 어린이들은 육체노동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도 학대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경제위기 발생 이전에 파악된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 가사노동자의 국가별 현황은 △인도네시아 150만명 △방글라데시 120만명 △필리핀 100만명 △스리랑카 10만명 △네팔 6만2천명 등이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에 전세계 어린이 가사노동자의 60% 이상이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학대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더욱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가사노동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으며 이들은 수입이 줄어거나 일할 기회를 잃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교육받을 기회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가사노동자로 고용된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빈곤과 세계화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시아 지역에서 최근 수년간 중산층이 증가함에 따라 그동안 전통적으로 가사일을 도맡아 하던 주부들이 생계를 돕기 위해 직업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값싼 임금으로 가사일을 돌보는 어린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어린 가사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가족의 일원 처럼 따뜻한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일하면서 형편없는 보수를 받고 있다. 마닐라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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