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연기를 하다 보면 상대가 정말 바보 같다고 느껴져요. 나중에 그가 천재가 되고 난 후에 진짜 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이종혁)

"주인공이 바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시청자들이 감동을 느낄 겁니다."(그룹 쿨의 김성수)

6일 KBS 2TV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극본 강은경, 연출 지영수)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신인 유건(23)은 동료들의 이런 말에 '바보처럼' 웃었다.

유건은 9일 방송을 시작하는 이 드라마에서 IQ 65의 지능발달장애를 겪는 청년 하루로 등장한다. "딸기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리에는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울 정도로 빤질대는 순진한 성격이다.

"실제 제가 하루의 모습을 갖고 있나봐요. 특별히 영화 등 다른 작품에서 연기 모델을 찾지도 않았어요. 촬영장에서 감독님으로부터 지도를 받는 게 전부죠. 솔직히 나중에 천재로 변신하고 나서 연기하는 게 걱정돼요."

지능이 낮은 하루는 수술을 통해 아이큐 180이 넘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공도 누린다. 그러면서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깨달아간다.

'바보 연기'를 이처럼 실감나게 펼치는 그가 생짜 신인이라는 점도 놀랍다. 그는 현재 영화 '다세포소녀'를 찍고 있을 뿐 이전에 영화, 드라마, CF 등에 전혀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대구 출신인 그는 2004년 한 연예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함으로써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5년 말 이후에는 연극을 통해 연기경력을 쌓아가려했다가 영화와 드라마에 잇달아 캐스팅됐다. 현재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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