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한국축구대표팀의 스물한살 「영파워」 이천수(고려대)와 박지성(교토)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전지훈련에서 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 테스트를 받고 있는 이천수와 박지성은 저마다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이 포지션에서 주전자리를 잡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쿠바와의 북중미골드컵 B조 2차전을 하루 앞둔 23일(이하 한국시간) 훈련을 마친 뒤 나란히 인터뷰에 응했던 이천수와 박지성은 저마다 이 포지션을 소화할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이천수는 『개인적으로 (3-4-3의) 사이드공격수가 편하다. 하지만 투톱과 플레이메이커를 위주로 한 공격을 실시한다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욕심은 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박지성도 쿠바전에서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데 대해 『그 포지션에서 뛰었던 지난달 미국전과는 달라질 것』이라며 『스스로 충분히 플레이메이커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로 대표팀의 왼쪽 날개로 뛰며 탁월한 돌파력을 바탕으로 주전자리를굳혀가던 이천수나 뛰어난 체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대표팀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박지성 모두 플레이메이커가 새로운 도전임에는 틀림없다.

 지난달 9일 미국과의 서귀포 평가전에서 이 자리에 기용됐던 박지성이 상대공격의 맥을 끊고 공격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돋보였다면 지난 17일 갤럭시와의 연습경기와 20일 골드컵 미국전에서 투입됐던 이천수는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통한 후방지원능력이 매서웠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중앙에서 찬스를 만들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팀 공격을 리드하는 카리스마 등 플레이메이커로서의 필수요건들을 아직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공격전술의 다양화라는 대표팀의 절박한 과제속에 신세대 다운패기로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포지션에 「두려움 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것.

 스물을 갓 넘은 나이에 벌써부터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자리잡은 이천수와 박지성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이 캘리포니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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