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첫 승 제물로 삼아야 할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토고 축구대표팀이 베일을 벗었다.

토고는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비리-샤티용에서 열린 기니와 평가전에서 수비 조직력에 허점을 노출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월드컵 본선 조추첨 이후 G조 국가 중 처음 갖는 평가전이라 한국은 물론 프랑스, 스위스 등 상대국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의 최경식 기술위원을 비롯해 프랑스에서는 레이몽 도메네쉬 감독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는 등 상대국 관계자들이 정보 수집에 나선 터라 토고로선 전력 노출을 꺼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최다인 11골을 터트린 공격의 핵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비롯해 측면 공격 요원인 아브델 카데르 쿠바야 등 일부 주전들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토고의 베스트 전력을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토고는 역습을 위주로 하는 등 예상대로 상대를 제압하고 경기하는 스타일은 아님을 보여주면서 무엇보다 수비 조직력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에릭 아코토와 다르 니봄베 등 장신 중앙 수비수들은 순발력이나 위치선정 등에서 약점을 보이며 상대 공격수들의 2대1 패스나 드리블에 쉽게 허물어졌다.

좌우 윙백으로 나선 잔잔 아테와 에마뉘엘 마티아스는 오버래핑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는데 스피드가 떨어져 상대 윙 플레어들에 침투를 번번이 허용했다.

특히 순간적으로 중앙으로 수비가 몰리며 측면에 공간을 많이 내줬고, 숫자는 많으면서도 상대 공격수들에 대한 대인방어 및 협력수비가 이뤄지지 않아 결정적 실점 위기를 수 차례 허용했다.

한국으로선 스피드가 좋은 윙 자원들의 공격 능력을 최대한 살리면 상대 수비 라인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비 불안에도 불구하고 토고가 그나마 페널티킥에 의한 0-1 패배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주전 골키퍼 코시 아가사의 활약 덕분이다.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11경기에서 8골(경기당 0.73골)만 내줬을 만큼 철벽 수비를 자랑했던 아가사는 이날도 수비 라인의 부실로 맞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연이은 선방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미드필드 플레이를 생략한 채 수비에서 최전방으로 바로 연결하는 역습이 주를 이뤘던 이날 토고의 공격에선 주로 최전방 투톱 또는 측면을 담당하는 주니어 세나야의 활약이 돋보였다.

스피드가 좋고 개인기와 돌파력을 갖춘 세나야는 프리킥도 전담하는 등 이날 아데바요르와 쿠바야 등 주전들이 빠진 토고의 공격 라인에서 고군분투했다.

결국 토고는 아데바요르 등 특출한 공격수를 활용한 종적인 움직임은 좋으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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