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워싱턴 주재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소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의 하레츠지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무기 밀수선 사건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관계 및 중동사태 개입 지속 여부를 재평가하는 일환으로 이같은 조치들을 검토 중이며 국무부와 백악관측이 23일 이에 대한 협의에 들어가 주말까지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검토 중인 첫번째 대안은 미국이 아라파트 수반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치정부와의 접촉만 유지하는 것.

 이는 가장 과격한 대안으로 아라파트 수반이 압력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는 가정에 입각해 그를 더욱 압박하려는 것이지만 아라파트 수반의 입지 약화가 자치정부내 과격파들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아라파트 수반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벌써 수주 째 라말라에 억류돼 있음에도 불구, 쇠락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미국의 관계단절이 바람직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불투명하다.

 다른 대안은 아라파트 수반에게 공개 메시지를 발송, 그가 이같은 전제조건들을 충족시키지 않을 경우 미국이 분쟁 개입을 중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 대안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도 공개 메시지를 보내 아라파트 수반이 미국의 요구를 이행할 경우 이스라엘이 취해야 할 조건들을 제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다른 대안은 아라파트 수반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의 활동을 동결하는 것이며 이밖에 이집트나 요르단,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국가들을 동원, 아라파트 수반에게 압력을 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최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악화보다는 카린A 무기 밀수선 문제에 대해 더욱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아라파트 수반이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특히 이 사건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개입된 점을 우려, 아라파트 수반이 연루자를 전원 체포하고 이란 및 헤즈볼라와의 관계를 완전 단절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이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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