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사의 케네스 레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고 회사측이 공식 발표했다.

 레이 회장은 성명을 통해 회장 겸 CEO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회 자리는 지킬 것이라면서 자신은 회사의 회생을 바라며 회사의 구조조정과 직원 및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후임자가 선임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레이 회장은 엔론사에 대한 각종 조사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겨 엔론 주주들의 최우선 관심사에 집중하기 어렵게 됐다고 퇴진 배경을 설명했다.

 레이의 퇴진은 엔론의 파산과 관련, 두 건의 의회 소위 청문회가 개시되기 하루전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그는 현재 이사회가 채권단과 함께 엔론의 자구노력을 지원할 "구조조정 전문가"를 뽑기 위한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전문가는 CEO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는 휴스턴 천연가스와 인터노스의 합병으로 엔론이 탄생한 이듬해인 1986년 회장 겸 CEO에 임명됐다. 이후 레이는 휴스턴 지역 일개 기업에 불과하던 엔론을 세계 최대 에너지거래기업으로 키웠다. 그러나 최근 파산사태로 치달은 엔론 사태의 모든 문제점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때 매출액 기준 미국내 7대 기업에 속했던 엔론은 수십억 달러의 회계장부 누락과 수익 과대 평가 등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급락, 작년 12월 정경유착의 의혹 속에 파산을 신청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대 정치자금 기부자중 한 명인 레이 회장은 오는 2월4일 의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 증언할 예정이다. 휴스턴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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